손해배상(기)
서울중앙지방법원 2026. 5. 20. 판결 : 확정 · 2025나10523 · 민사
관련 법령: 민법
판시사항
甲이 형사사건의 제1심판결 선고를 앞두고 변호사인 乙 등과 사건위임계약을 체결한 후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되었는데, 乙 등이 항소심에서도 계속하여 甲의 변호인으로 소송업무를 수행하면서 피해자와 합의를 진행하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형사공탁을 하기로 甲의 부친과 협의하였으나, 乙이 선고기일에 임박하여 비로소 형사공탁을 함으로써 형사공탁사실 통지서가 선고 전까지 재판부에 접수되지 않아 항소심 재판부가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甲이 乙 등을 상대로 乙 등의 불성실한 업무수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에서, 제반 사정에 비추어 乙 등은 甲의 변호인으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였고, 이로 인하여 甲이 항소심에서 양형에 관한 실질적인 판단을 받을 기회를 상실하여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므로, 乙 등은 甲에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甲이 형사사건의 제1심판결 선고를 앞두고 변호사인 乙 등과 사건위임계약을 체결한 후 실형을 선고받아 법정 구속되었는데, 乙 등이 항소심에서도 계속하여 甲의 변호인으로 소송업무를 수행하면서 피해자와 합의를 진행하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을 경우 형사공탁을 하기로 甲의 부친과 협의하였으나, 乙이 선고기일에 임박하여 비로소 형사공탁을 함으로써 형사공탁사실 통지서가 선고 전까지 재판부에 접수되지 않아 항소심 재판부가 그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하였고, 이에 甲이 乙 등을 상대로 乙 등의 불성실한 업무수행으로 인한 손해배상을 구한 사안이다.
乙 등은 항소심 재판부가 선고기일을 연기해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공탁을 미뤄왔던 것으로 보이고, 乙로서는 甲에게 공탁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적절한 시기에 공탁을 함으로써 甲으로 하여금 형사공탁이 반영된 양형판단을 받도록 하였어야 함에도 이러한 의무를 소홀히 한 점, 乙은 甲의 부친이 작성한 탄원서와 甲의 반성문 등을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할 예정이었음에도 이 역시 전혀 제출하지 않은 점 등에 비추어, 乙 등은 甲의 변호인으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였고, 이로 인하여 甲이 항소심에서 일부 감형을 받을 수 있었는지 여부와 관계없이 양형에 관한 실질적인 판단을 받을 기회를 상실하여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이므로, 乙 등은 甲에게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고 한 사례이다.
참조조문
판례내용
【원고, 항소인】 원고 (소송대리인 법무법인 서인 담당변호사 권기종)
【피고, 피항소인】 피고 1 외 1인 (소송대리인 변호사 박성희)
【제1심판결】 서울중앙지법 2025. 9. 11. 선고 2024가단5530367 판결
【변론종결】2026. 4. 22.
【주 문】
1. 제1심판결 중 아래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한다.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3,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5. 1. 1.부터 2026. 5. 20.까지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원고의 나머지 항소를 기각한다.
3. 소송총비용 중 90%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들이 각 부담한다.
4. 제1항의 금전 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다.
【청구취지 및 항소취지】 제1심판결을 취소한다.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50,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송달일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이 유】 1. 기초 사실
가. 원고는 아동ㆍ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위반(성착취물제작ㆍ배포등) 등 사건(이하 ‘이 사건 형사사건’이라고 한다)으로 2023. 7. 26. 제주지방법원 2023고합161호로 기소되어 2024. 2. 29. 변론이 종결(선고기일 2024. 4. 11.로 지정)되었다.
나. 원고는 2024. 3. 23. 피고들(피고 2는 ○○법률사무소의 대표변호사이고, 피고 1은 소속변호사로서 이 사건 형사사건의 담당변호사로 활동하였다)과 사이에 다음과 같은 내용의 사건위임계약(이하 ‘이 사건 위임계약’이라고 한다)을 체결하였고, 피고들은 2024. 3. 27. 이 사건 형사사건의 제1심법원에 변호인 선임계를 제출하였다.
- 사건: 이 사건 형사사건에 대한 제1심판결 선고 시까지의 업무 진행. 단 부득이 검사가 항소할 경우에는 항소심판결 선고 시까지의 업무는 무상 진행. 관련 법률 자문, 필요 시 합의, 공탁 대행, 위 표시 업무에 한정함- 착수금: 1,500만 원(성공보수 없음)
다. 피고 1은 이 사건 형사사건의 담당변호사로 위 제1심법원에 2024. 3. 28. 자 선고기일 연기신청서를 제출하였고, 위 제1심법원은 선고기일을 2024. 4. 11.에서 2024. 5. 16.로 변경하였다. 피고 1은 ‘원고는 피해자가 미성년자라는 사실을 몰랐으므로 무죄’라는 취지의 2024. 5. 10. 자 변론요지서(준비서면)를 제출하였으나, 위 제1심법원은 위와 같은 주장을 배척하고 2024. 5. 16. 원고에게 징역 2년 6월 등의 유죄판결을 선고하였고, 원고는 같은 날 법정 구속되었다.
라. 이 사건 형사사건의 제1심판결에 대하여 피고들은 원고의 변호인으로서 항소를 제기하였고, 검사도 항소를 제기하였다. 피고들은 2024. 6. 12. 항소심법원에 변호인선임계를 제출하였고, 피고 1은 항소심 진행 중 제주교도소에 수용된 원고와 접견을 4회(화상 및 대면 접견) 하였으며, 원고의 부모와 교도소 접견 방법, 탄원서 작성, 피해자와 합의 진행 등에 관하여 소통하였다.
마. 피고 1은 2024. 6. 27. 항소심법원에 항소이유서(항소이유: 양형부당, 원고가 범죄 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하고 있으며, 합의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는 취지)를 제출하였고, 2024. 8. 28. 제1회 공판기일에 출석하였으며, 같은 날 변론이 종결(선고기일 2024. 10. 2.로 지정)되었다.
바. 원고는 2024. 9. 25., 피고 1은 같은 해 9. 30. 항소심법원에 피해자와 합의를 이유로 2024. 10. 2.로 예정된 선고기일의 변경 신청을 하였으나 항소심법원은 이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사. 한편 피고 1은 원고의 부친과 2024. 8. 28. ‘피해자와 합의를 진행하되, 안 되면 공탁이라도 진행을 하자, 저희한테 보내줬던 사과문, 편지, 반성문 그리고 아버님 탄원서 이렇게 해서 조만간 합의나 공탁 완료되면 다 같이 묶어서 의견서를 제출할 예정이다.’는 취지로 통화하였고, 2024. 9. 26. ‘피해자 측에서 합의 의사가 없어서 더 이상 합의 시도는 안 될 것 같다. 선고 연기가 되면, 새로운 선고기일에 맞춰서 공탁을 진행해야 할 것 같다. 재판부에서 선고 연기를 기각하면, 당장에 이번 주 안에 다음 주까지는 형사공탁을 진행해야 한다. 공탁금은 10,000,000원 정도가 적절하다. 일단 오늘 중으로 연기신청서 제출하도록 하겠다. 다음 주 수요일 선고이므로, 월화 중에는 공탁금이 준비되어야 한다고 알고 계시면 될 것 같다.’는 취지로 통화하였으며, 2024. 9. 30. ‘재판부에서 연기가 안 될 수도 있다고 연락이 왔다. 오늘 중에라도 공탁을 해야 할 것 같다.’고 통화하였고, 같은 날 오후 원고의 부친이 송금한 공탁금 10,000,000원을 16:31경 제주지방법원에 전자공탁으로 납부하였다.
아. 항소심법원은 2024. 10. 2. 9:50 원고와 검사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는 판결을 선고하였는데, 그 판결 이유에는 ‘당심에 이르기까지 피해자와의 합의 등 피해 회복이 이루어지지 않은 점’이 원고에게 불리한 사정으로 기재되어 있다.
자. 원고의 상고에 대하여 대법원은 2024. 11. 29. 양형부당은 적법한 상고이유가 되지 못한다는 이유로 원고의 상고를 기각하는 결정을 하였다.
[인정 근거] 다툼 없는 사실, 갑 제1 내지 9호증, 을 제1 내지 16호증의 각 기재, 변론 전체의 취지
2. 원고의 주장 및 이에 대한 판단
가. 원고의 주장
피고들은 원고로부터 이 사건 형사사건의 소송대리를 위임받은 변호사로서 소송을 성실히 수행하여야 할 의무를 부담함에도 불구하고 원고와 원고의 부친이 작성한 탄원서와 반성문을 법원에 제출하지 않았고, 공탁서를 항소심 재판부에 직접 제출하지 아니함으로써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의 공탁사실을 모른 채 원고의 항소를 기각하였다. 원고는 피고들에게 착수금 15,000,000원을 지급하고 공탁금으로 10,000,000원을 지출하였음에도, 피고들의 위와 같은 불성실한 업무수행으로 인하여 항소심법원의 정당한 양형부당에 관한 재판을 받을 기회를 상실한 채 제1심에서 선고한 징역 2년 6월의 유죄판결이 그대로 확정되었는바, 피고들은 공동하여 채무불이행 또는 불법행위(피고 2의 경우 불법행위책임 또는 피고 1에 대한 사용자책임)로 인한 위자료로 원고에게 50,000,000원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
나. 손해배상책임의 발생
일반적으로 수임인은 위임의 내용에 따라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다하여야 하고, 특히 소송대리를 위임받은 변호사는 그 수임사무를 수행함에 있어 전문적인 법률지식과 경험에 기초하여 성실하게 의뢰인의 권리를 옹호할 의무가 있으며, 구체적인 위임사무의 범위는 변호사와 의뢰인 사이의 위임계약의 내용에 의하여 정하여지는 것이다(대법원 2004. 5. 14. 선고 2004다7354 판결, 대법원 2002. 11. 22. 선고 2002다9479 판결 등).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알 수 있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은 원고의 변호인으로서 선량한 관리자의 주의의무를 소홀히 하였다고 판단된다. 이로 인하여 원고가 항소심 재판부에서 일부 감형을 받을 수 있었는지 여부를 별론으로 하더라도, 양형에 관한 실질적인 판단을 받을 기회를 상실하게 되었고, 이러한 기회 상실로 인하여 정신적 고통을 받았을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피고들은 원고에게 채무불이행으로 입은 정신적 손해를 배상할 의무가 있다.
① 갑 제8호증의 기재에 의하면, 형사공탁사실 통지서가 항소심 재판부에 2024. 10. 2. 09:50이 지나서 접수된 것으로 보인다. 여기에다가 항소심판결의 양형이유를 보태어 보면, 항소심 재판부는 원고가 형사공탁하였다는 사실을 알지 못한 채 판결을 선고한 것으로 보인다. 이는 형사공탁을 늦게 한 사정에 기인한 것인데, 피고 1은 항소심 재판 진행 과정에서 피해자와 합의가 안 되면 공탁을 진행하자고 하였고, 원고의 부친은 이에 동의하였던 점, 피고 1은 2024. 9. 30.에 이르러서야 원고 부친에게 공탁을 해야 될 것 같다고 이야기하였는바, 항소심 선고기일에 임박해서 공탁을 진행했어야 할 별다른 사정이 없어 보이는 점(2024. 9. 30. 공탁하였는데, 다음 날인 2024. 10. 1.은 임시공휴일이었다), 피고들은 항소심 재판부가 선고기일을 연기해 줄 것이라는 막연한 기대감에 공탁을 미뤄왔던 것으로 보이는 점 등에 비추어 보면, 이와 같이 형사공탁을 늦게 한 데 대하여 피고들의 잘못이 있다고 판단된다. 피고 1은 피해자와 합의가 되지 않으면, 형사공탁을 하자는 취지로 법률적 조언을 하였고, 이에 원고 부친이 동의함으로써, 원고 부친이 공탁금을 마련하고 피고 1이 공탁을 하기로 하였던 것으로 보이는바, 사정이 이러하다면 피고 1로서는 공탁에 필요한 정보를 제공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며 적절한 시기에 공탁을 함으로써 원고로 하여금 형사공탁이 반영된 양형판단을 받도록 하였어야 했음에도, 이러한 의무를 소홀히 한 것으로 판단된다.
② 피고 1과 원고의 부친 사이의 2024. 8. 28. 자 통화내용에 의하면, 피고 1은 원고 부친이 작성한 탄원서, 원고가 작성한 반성문 등을 항소심 재판부에 제출할 예정이었던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피고 1은 항소심 재판부에 위 서류를 제출하지 않았고, 결과적으로 원고는 반성문 등이 전혀 제출되지 않은 채 항소심판결을 선고받았다.
다. 위자료 액수
앞서 본 의무 위반의 경위 및 내용에다가 앞서 든 증거에 의하여 인정되는 다음과 같은 사정들, 즉 ① 피고들이 고의 내지 중과실로 의무를 위반한 것으로 보이지 않은 점, ② 피고들은 이 사건 형사사건의 변호인으로서 위 의무위반내용 이외에 성실히 변론한 것으로 보이는 점, ③ 피고 1은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원고가 반성하고 있다는 취지의 최후진술을 통해 양형부당의 항소이유를 주장한 것으로 보이는 점 등 제반 사정에 비추어 보면, 피고들이 공동으로 부담하여야 할 위자료 액수는 3,000,000원으로 정함이 상당하다.
3. 결론
피고들은 공동하여 원고에게 위자료 3,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이 사건 소장 송달일 다음 날인 2025. 1. 1.부터 피고들이 그 이행의무의 존재 여부나 범위에 관하여 항쟁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이 판결 선고일인 2026. 5. 20.까지 민법이 정한 연 5%, 그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이 정한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는바, 원고의 이 사건 청구는 위 인정 범위 내에서 이유 있어 인용하고 나머지 청구는 이유 없어 이를 기각하여야 한다. 제1심판결은 이와 결론을 일부 달리하여 부당하므로 원고의 항소를 일부 받아들여 제1심판결 중 위에서 지급을 명하는 금액에 해당하는 원고 패소 부분을 취소하고, 피고들에게 위 돈의 지급을 명하며, 원고의 나머지 항소는 이유 없으므로 이를 기각한다.
판사 곽형섭(재판장) 전서영 양형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