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사대금등청구의소·건물철거등청구
대법원 2026. 7. 16. 판결 · 2026다202468 · 민사
관련 법령: 민법
판시사항
[1] 민법 제536조 제2항에서 정한 ‘상대방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의 의미 / ‘불안의 항변권’을 발생시키는 사유가 신용불안이나 재산상태 악화와 같이 채권자 측에 발생한 객관적ㆍ일반적 사정으로 한정되는지 여부(소극) 및 당사자 쌍방의 사정을 종합하여 상대방의 채무가 아직 이행기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이행기에 이행될 것인지가 현저히 불투명하게 된 경우, 선이행채무를 지고 있는 당사자가 상대방의 이행이 확실하게 될 때까지 자기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상당한 기간에 걸쳐 공사를 수행하는 도급계약에서 일정 기간마다 기성공사금 등의 명목으로 그 대가를 나누어 지급하기로 약정되어 있는데, 계약 성립 후 발생한 제반 사정으로 인하여 수급인이 공사를 계속 진행하더라도 공사대금의 상당 부분을 약정대로 지급받을 것을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없게 되어 수급인에게 당초의 계약 내용에 따른 선이행의무의 이행을 요구하는 것이 공평에 반하게 되는 경우, 수급인이 민법 제536조 제2항에 의하여 계속공사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2] 대가적 채무 간에 이행거절의 권능을 가지는 경우, 이행거절 의사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않았더라도 이행거절 권능의 존재 자체로 이행지체책임이 발생하지 않는지 여부(적극)
[3]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민법 제536조 제2항에 따른 불안의 항변권을 행사하여 자기 채무의 이행을 거절하였다는 사정만으로 상대방이 그 당사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채무의 이행기가 이행거절 시로 변경되는지 여부(소극)
판결요지
[1] 민법 제536조 제2항은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게 먼저 이행하여야 하는 의무를 지고 있는 경우에도 "상대방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가진다고 하여 이른바 ‘불안의 항변권’을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상대방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란 선이행채무를 지게 된 채무자가 계약 성립 후 채권자의 신용불안이나 재산상태의 악화 등의 사정변경으로 반대급부를 이행받을 수 없게 되고, 이로 인하여 당초의 계약 내용에 따른 선이행의무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반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러한 불안의 항변권을 발생시키는 사유를 신용불안이나 재산상태 악화와 같이 채권자 측에 발생한 객관적ㆍ일반적 사정만으로 제한하여 해석할 이유는 없으므로, 당사자 쌍방의 사정을 종합하여 상대방의 채무가 아직 이행기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이행기에 이행될 것인지 여부가 현저히 불투명하게 된 경우에는 선이행채무를 지고 있는 당사자라도 상대방의 이행이 확실하게 될 때까지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특히 상당한 기간에 걸쳐 공사를 수행하는 도급계약에서 일정 기간마다 기성공사금 등의 명목으로 그 대가를 나누어 지급하기로 약정되어 있는 경우, 그와 같은 공사대금의 지급은 수급인의 장래 원만한 이행을 보장하는 전제로서 기능하므로, 계약 성립 후 발생한 제반 사정으로 인하여 수급인이 공사를 계속 진행하더라도 그에 따르는 공사대금의 상당 부분을 약정대로 지급받을 것을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없게 되어 수급인에게 당초의 계약 내용에 따른 선이행의무의 이행을 요구하는 것이 공평에 반하게 되었다면, 비록 도급인에게 신용불안 등의 사정이 없다고 하여도 수급인은 민법 제536조 제2항에 의하여 계속공사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
[2] 대가적 채무 간에 이행거절의 권능을 가지는 경우에는 비록 이행거절 의사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아니하였다고 할지라도 이행거절 권능의 존재 자체로 이행지체책임은 발생하지 아니한다.
[3] 민법 제536조 제2항에 따른 불안의 항변권은 선이행의무를 지는 당사자에게 상대방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에 자기 채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능을 부여하는 데 그치고, 그 권능의 행사가 당초에 약정된 변제기를 변경시키거나 변제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로 그 성질을 변경시키는 효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 따라서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불안의 항변권을 행사하여 자기 채무의 이행을 거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상대방이 그 당사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채무의 이행기가 이행거절 시로 변경된다고 볼 수는 없다.
참조조문
판례내용
【원고(반소피고), 피상고인】 ○○○ 주식회사의 소송수계인 △△△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법무법인(유한) 율촌 외 1인)
【피고(반소원고), 상고인】 □□□ 주식회사 (소송대리인 변호사 김용덕 외 9인)
【원심판결】 서울고법 2026. 2. 5. 선고 2024나2046478, 2046485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상고비용은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이 유】 1. 제1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이 사건 도급계약 해석상 원고(반소피고, 이하 ‘원고’라고 한다)가 피고(반소원고, 이하 ‘피고’라고 한다)에 대하여 분양현황이나 공사대금 지급과 관계없이 이 사건 공사를 공사기간 내에 완료하기로 하는 내용의 책임준공의무를 부담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책임준공의무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2. 제2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민법 제536조 제2항은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상대방에게 먼저 이행하여야 하는 의무를 지고 있는 경우에도 "상대방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동시이행의 항변권을 가진다고 하여 이른바 ‘불안의 항변권’을 규정하고 있다. 여기서 ‘상대방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란 선이행채무를 지게 된 채무자가 계약 성립 후 채권자의 신용불안이나 재산상태의 악화 등의 사정변경으로 반대급부를 이행받을 수 없게 되고, 이로 인하여 당초의 계약 내용에 따른 선이행의무를 이행하게 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반하게 되는 경우를 말한다. 이러한 불안의 항변권을 발생시키는 사유를 신용불안이나 재산상태 악화와 같이 채권자 측에 발생한 객관적ㆍ일반적 사정만으로 제한하여 해석할 이유는 없으므로, 당사자 쌍방의 사정을 종합하여 상대방의 채무가 아직 이행기에 이르지 않았더라도 이행기에 이행될 것인지 여부가 현저히 불투명하게 된 경우에는 선이행채무를 지고 있는 당사자라도 상대방의 이행이 확실하게 될 때까지 자기의 채무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고 보아야 한다.
특히 상당한 기간에 걸쳐 공사를 수행하는 도급계약에서 일정 기간마다 기성공사금 등의 명목으로 그 대가를 나누어 지급하기로 약정되어 있는 경우, 그와 같은 공사대금의 지급은 수급인의 장래 원만한 이행을 보장하는 전제로서 기능하므로, 계약 성립 후 발생한 제반 사정으로 인하여 수급인이 공사를 계속 진행하더라도 그에 따르는 공사대금의 상당 부분을 약정대로 지급받을 것을 합리적으로 기대할 수 없게 되어 수급인에게 당초의 계약 내용에 따른 선이행의무의 이행을 요구하는 것이 공평에 반하게 되었다면, 비록 도급인에게 신용불안 등의 사정이 없다고 하여도 수급인은 민법 제536조 제2항에 의하여 계속공사의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다.
이와 같이 대가적 채무 간에 이행거절의 권능을 가지는 경우에는 비록 이행거절 의사를 구체적으로 밝히지 아니하였다고 할지라도 이행거절 권능의 존재 자체로 이행지체책임은 발생하지 아니한다(대법원 1997. 7. 25. 선고 97다5541 판결, 대법원 2012. 3. 29. 선고 2011다93025 판결 등 참조).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다음과 같이 원고의 이 사건 공사 중단은 민법 제536조 제2항 등에 따른 이행거절 권능에 따른 것일 뿐 원고의 귀책사유로 인한 채무불이행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였다.
1) 리먼브라더스 파산으로 촉발된 금융위기 및 국내 부동산 경기 악화 상황에서 이 사건 콘도에 대하여 2008. 9.부터 사전청약이 실시되었으나, 청약률은 약 9.33%에 그치고, 수금된 사전청약대금은 전체 공사대금의 0.71%에 그치는 등 사전청약이 실패하였다. 피고도 청약자들로부터 사전청약금을 지급받고도 본계약 전환을 통보하는 등 분양계약 체결로 나아가지 않았고, 청약자들에게 사전청약금을 반환하기도 하였다.
2) 원고는 위와 같이 이 사건 콘도의 분양 실패가 분명해졌기 때문에 2008. 12.경 공정률 33.56% 상태에서 이 사건 공사를 중단하였는데, 원고가 공사 중단 전까지 투입한 공사비 등을 고려하면 위와 같은 분양 실패 외에 원고가 이 사건 공사를 중단할 만한 다른 사정도 없어 보인다. 피고도 원고의 공사휴지 및 공사기간 연장 요청을 받아들여 파주시에 ‘경제여건 및 분양시장의 악화’를 이유로 공사휴지 신청을 하는 등 실질적으로 원고의 공사 중단을 받아들였다.
3) 이 사건 도급계약상 공사대금은 분양수입금을 재원으로 하여 최초 분양계약서상의 분양대금 납입 일정에 따라 순차 지급하기로 하였으므로, 위와 같은 사정을 감안하면 원고가 이 사건 공사를 완료하더라도 피고로부터 이 사건 도급계약상 반대급부인 공사대금을 지급받을지 여부가 현저히 불투명하게 되었다고 볼 수 있다. 이는 피고가 주장하는 원고의 공사대금에 관한 담보의 실질적 가치를 고려하더라도 마찬가지이다.
4) 따라서 원고로 하여금 이 사건 공사를 계속 수행하게 하는 것이 공평과 신의칙에 반하는 경우에 해당하고, 이후 원고와 피고가 2015년경부터 2019년경 사이에 이 사건 사업 재개 방안을 추진하였으나 모두 결렬된 점 등에 비추어, 원고의 이 사건 공사 중단에 관한 불안의 항변권의 기초가 되는 사정은 이 사건 공사 중단 후에도 지속되었다고 볼 수 있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와 같은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불안의 항변권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3. 제3, 4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피고의 후순위 근저당권 설정은 이 사건 도급계약에 따른 해제사유에 해당하고, 이로 인하여 발생한 원고의 해제권이 소멸하였다고 볼 수 없으며, 이 사건 도급계약 해제의 소급효가 제한되므로 원고는 피고에게 기성공사대금을 청구할 수 있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해제권 발생 및 실효, 도급계약 해제의 소급효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4. 제5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가. 민법 제536조 제2항에 따른 불안의 항변권은 선이행의무를 지는 당사자에게 상대방의 이행이 곤란할 현저한 사유가 있는 때에 자기 채무의 이행을 거절할 수 있는 권능을 부여하는 데 그치고, 그 권능의 행사가 당초에 약정된 변제기를 변경시키거나 변제기의 정함이 없는 채무로 그 성질을 변경시키는 효력을 가지는 것은 아니다(대법원 1997. 7. 25. 선고 97다5541 판결 참조). 따라서 쌍무계약의 당사자 일방이 불안의 항변권을 행사하여 자기 채무의 이행을 거절하였다고 하더라도, 그러한 사정만으로 상대방이 그 당사자에 대하여 부담하는 채무의 이행기가 이행거절 시로 변경된다고 볼 수는 없다.
나.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다음과 같이 원고의 기성공사대금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1) 변론의 전체적인 경과 및 취지 등에 비추어 보면 2008. 12. 말경 원고의 기성공사대금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기산한다는 내용의 재판상 자백이 성립하였다고 볼 수 없다.
2) 원고가 불안의 항변권을 행사하여 공사의무의 이행을 거절하였더라도 피고의 공사대금 채무 이행기가 이행거절 시점으로 변경되지는 않고, 이 사건 도급계약에서 정한 바에 따라 ‘최초 분양계약 체결 후 계약금 내지 중도금의 지급시기’가 도래하거나 ‘최초 분양계약이 체결되지 않을 것으로 확정된 때’에 도래하므로, 이 사건 공사를 중단한 2008. 12. 말경부터 원고의 기성공사대금 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진행된다고 볼 수는 없다.
다. 원심판결 이유를 위와 같은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위와 같은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재판상 자백, 불안의 항변권과 소멸시효 기산점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상고이유에서 들고 있는 대법원 판례는 이 사건과 사안을 달리하는 것이어서 이 사건에 원용하기에 적절하지 않다.
5. 제6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
원심은 판시와 같은 이유로 원고의 피고에 대한 구상금 및 대여금 청구가 신의칙에 반한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하였다.
관련 법리와 기록에 비추어 살펴보면, 원심의 판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신의칙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는 등으로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
6. 결론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고 상고비용은 패소자가 부담하도록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엄상필(재판장) 오경미(주심) 권영준 박영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