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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관모욕

대법원 2026. 7. 22. 전원합의체 판결 · 2022도5937 · 형사 · 전원합의체

관련 법령: 대한민국헌법, 형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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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판결은 종전 판례 1건을 변경했습니다
폐기: 99도3801
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도3801 판결 등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변경하기로 한다.

판시사항

[1]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상관을 모욕함으로써 성립하는지 여부(소극) 및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해당하거나 이에 상응하는 정도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하는 경우에만 성립하는지 여부(적극) [2] 해군 소속 함정에서 전탐장으로 근무하는 피고인이, 해상에서 기지로 입항 중이던 함정 조타실에서 정장이자 상관인 대위 甲에게 함정 입항에 관하여 의견 제시(기관권고)를 하였으나 甲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화가 나, 하사 乙 등 3인이 듣고 있는 가운데 "여기 지휘관 엉망이다. 권고도 듣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 착용하고 있던 헤드셋을 벗어 책상에 집어 던지는 방법으로 군형법상 상관인 甲을 모욕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의 행위는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 또는 이에 상응하는 정도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본 원심판단에 상관모욕죄 성립에서 공연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다수의견]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는 "문서, 도화(圖畵) 또는 우상(偶像)을 공시(公示)하거나 연설 또는 그 밖의 공연(公然)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라고 규정하여,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한 형법 제311조 모욕죄보다 무겁게 처벌하고 있다. 군형법 제64조 제2항은 상관모욕죄의 구성요건으로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상관을 모욕함으로써 성립하고, 그 공연성의 정도가 반드시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을 하는 방법에 상응하는 정도의 것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였다(이하 ‘종전 대법원판례’라 한다).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문언 내용과 규정 체계, 입법형식, 입법 목적과 보호법익,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처벌의 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는 단순히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상관을 모욕함으로써 성립한다고 볼 수 없고,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해당하거나 이에 상응하는 정도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하는 경우에만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①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는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 또는 그 밖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여, ‘공연히’ 상대방을 모욕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관한 모욕죄(형법 제311조),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 제308조), 상관에 대한 명예훼손죄(군형법 제64조 제3항, 제4항)와는 전혀 다른 문언 형식을 취하고 있다. ‘공연(公然)하다.’는 사전적으로 ‘세상에서 다 알 만큼 뚜렷하고 떳떳하다.’이고, ‘방법(方法)’은 ‘어떤 일을 해 나가거나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취하는 수단이나 방식’으로, ‘공연한 방법’이라 함은 ‘세상이 다 알 만큼 뚜렷하고 떳떳하게 알릴 목적으로 취하는 수단이나 방식’을 일컫는다. 그렇다면 군형법 제64조 제2항에서 말하는 ‘공연한 방법’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공개적으로 자기의 주의나 주장 또는 의견을 분명히 알리는 수단이나 방식을 가리키는 것임이 문언상 명백하다. 이와 같이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공연한 방법’은 모욕의 수단이나 방식이 그 자체로 공연성을 갖출 것을 요구하는 구성요건으로,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공연히’와는 명확히 구별되는 개념이다. ② 종전 대법원판례는,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상관을 모욕함으로써 성립하고 그 공연성의 정도가 반드시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을 하는 방법에 상응하는 정도의 것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하며, 공연히 상관을 모욕한 경우에도 군형법 제64조 제2항을 적용하였다. 즉, 군형법 제64조 제2항이 요구하고 있는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하는 것과 공연히 상관을 모욕하는 것이 문언상 명확히 구별되는 개념임에도 이를 구분하지 않고 군형법 제64조 제2항을 적용한 것이다. 종전 대법원판례의 해석론에 따르면 ‘공연하지 않은 방법’으로 상관을 공연히 모욕한 경우까지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적용대상으로 보는 결과가 된다. 공연한 방법으로 모욕한 행위와 공연히 모욕한 행위가 구성요건의 문언상 뚜렷이 구별되고 있음에도 이를 구분하지 않는 해석론은 ‘공연한 방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한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확장해석금지 원칙에 어긋난다. (나) ① 군형법 제64조 제2항은 상관을 모욕하는 방법으로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을 예시로 든 다음 ‘그 밖의 공연한 방법으로’라는 일반적인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이른바 예시적 입법형식을 취하고 있다. 따라서 개별적으로 열거된 예시조항은 일반조항의 적용범위를 구체화할 수 있는 해석기준이 되어야 하고, 일반조항은 개별적으로 열거된 예시조항과 동일한 법적 평가를 받거나 적어도 개별적으로 열거된 예시조항으로 충분히 예측 가능할 만큼 유사한 행위 유형이 되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② 군형법 제64조 제2항 중 ‘문서(文書)’는 ‘글이나 기호 따위로 일정한 의사나 관념 또는 사상을 나타낸 것’을, ‘도화(圖?)’는 ‘상형적 부호로 의사표시 또는 내용을 표시한 것’을, ‘우상(偶像)’은 ‘특정한 믿음이나 의미를 부여하여 나무, 돌, 쇠붙이, 흙 따위로 만든 형상’을 말한다. ‘공시(公示)’는 ‘일정한 내용을 공개적으로 게시하여 일반에게 널리 알리는 것’을, ‘연설(演說)’은 ‘여러 사람 앞에서 자기의 주의나 주장 또는 의견을 진술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군형법 제64조 제2항에서 예시한 구체적인 사례들인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은 그 성질상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직접 보거나 들을 수 있는 높은 전파성과 확산성, 지속성 등으로 인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널리 알려질 가능성이 높은 수단에 의한 행위 유형에 속한다. 따라서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과 병렬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그 밖의 공연한 방법’도 이에 상응하는 정도의 행위 유형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그러므로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은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과 동일한 법적 평가를 받거나, 적어도 그와 같은 것으로 충분히 예측 가능할 만큼 유사한 방법이라고 해석하여야 한다. (다) ① 군형법 제64조 제2항도 상관에 대한 사회적 평가, 즉 외부적 명예 외에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 유지를 보호법익으로 한다. 우리 형법에 모욕죄에 관한 규정(제311조)이 존재함에도 군형법 제64조 제2항에서 상관모욕에 대한 별도의 규정을 둔 것은,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하는 행위가 이루어지는 경우 상관에 대한 개인의 인격적 법익에 대한 침해를 넘어 상관의 지휘 통제에 대한 위신이 훼손되어 군 조직의 지휘체계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가 무너지게 될 위험성이 크므로, 이에 대해 엄중히 대처하기 위함이다.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구성요건의 해석과 적용은 군형법이 달성하고자 하는 위와 같은 특별한 목적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져야 한다. ② 상명하복의 위계질서가 분명하고 엄격한 규율과 통제가 이루어지는 군 조직에서 상관의 지시에 불만을 표출하며 일시적으로 모욕적 언행을 하거나, 군의 지휘 통제나 체계와 관계없이 영내 생활관, 휴게실, 흡연장 등에서 군 간부, 장병, 동기들과 사적인 대화를 하다가 상관에 대해 욕설이나 험담을 하며 불평불만 등 부정적ㆍ비판적 감정을 표현하는 등 다양한 상황에서 상관에 대한 모욕적 표현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상황, 군의 특수성 및 군형법의 특별한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가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하는 행위를 구성요건으로 정한 취지는, 개인적 법익에 관한 죄를 통해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는 사적인 대화 중의 모욕행위, 또는 ‘공연한 방법’에 의하지 않은 채 이루어지거나 전파될 가능성만 있을 뿐인 보통의 모욕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③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상응하는 정도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하는 경우에는, 높은 전파성과 확산성, 지속성 등 그 방법이 지닌 속성으로 인해 보통의 경우보다 공개의 범위가 확대되어 상관의 외부적 명예의 침해 정도가 커지고, 상관의 외부적 명예가 여러 군인 앞에서 공개적ㆍ반복적ㆍ지속적으로 침해됨으로써 상관의 지휘 통제에 대한 위신이 훼손되어 그 지휘체계가 무너질 위험을 초래한다. 군형법 제64조 제2항에서 공연한 방법을 요구하는 취지는,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 유지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이와 같은 공연한 방법에 의한 모욕행위만을 엄중히 처벌하고자 하는 것이다. (라) ① 군형법 제64조 제2항은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 또는 그 밖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라고, 군형법 제64조 제3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상관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라고 규정하여 그 법정형이 같다. 군형법은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 또는 그 밖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하는 행위에 대해 그 법익침해의 중대성 및 고도의 행위반가치성을 인정하여, 보통의 모욕행위보다 불법의 정도나 법익침해의 결과가 무거워 법정형이 가중되어 있는 사실 적시 상관명예훼손죄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고 있는 것이다. ② 군형법 제64조 제2항은 1962. 1. 20. 제정 당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구성요건이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군형법은 제64조 제1항, 제2항에서 상관을 모욕하는 행위만을 처벌하고 있다가, 1963. 12. 16. 개정되면서 같은 조 제3항, 제4항에서 공연히 사실 또는 거짓 사실을 적시하여 상관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면서도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문언을 형법의 모욕죄 및 명예훼손죄와 같은 형식 및 체계로 개정하지 않았다. 그 후 군형법은 2009. 11. 2. ‘제15장 강간과 추행의 죄’를 신설하여 군인 등에 대한 성폭력범죄를 가중처벌하는 규정을 도입하는 등 시대상황에 맞추어 전반적인 개정을 하였는데, 그 개정 과정에서도 군형법 제64조 제2항에 대하여는 자구의 수정만 있었을 뿐 그 내용은 현재까지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 위와 같은 군형법의 제ㆍ개정 경과를 살펴보면, 군형법 제64조 제2항은 모욕의 상대방이 ‘상관’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공연한 방법’이라는 모욕의 방법도 가중처벌 요소로 삼겠다는 것이 입법자의 의사라고 볼 수 있고, 이는 군형법 제64조 제2항을 해석할 때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마) ① 공연한 방법이 아닌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경우 군형법 제64조 제2항을 적용하여 처벌할 수 없다고 보더라도 처벌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다. 상관을 모욕한 행위가 공연히 이루어진 경우 행위자들을 형법 제311조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고, 이와 별도로 적절한 징계처분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② 외국의 사례와 비교하여 보아도, 공연히 상관을 모욕한 행위에 대하여 일반형법이 아닌 군형법을 적용하여 가중처벌의 대상으로 삼아 특별히 처벌할 당위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③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로, ‘상관을 그 면전에서 모욕한 사람’을 처벌하는 군형법 제64조 제1항의 법정형인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보다 높다. 상관이 없는 곳에서 주변의 몇몇 사람에게 일상적인 대화로서 한 상관에 대한 모욕행위는 상관의 면전에서 직접적으로 행해진 모욕보다 일반적으로 행위 불법이 높다고 평가하기 어려운데, 이에 대해 ‘공연한 방법’의 모욕을 인정하여 군형법 제64조 제1항 상관모욕죄보다 중한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로 처벌하는 것은 처벌의 불균형을 야기할 수 있다. 결국 군형법 제64조 제2항에 예시된 방법에 상응하는 정도의 공연한 방법으로 이루어진 상관에 대한 모욕행위만을 위 조항의 처벌범위로 보는 것이, 위와 같은 불균형을 해소하고, 나아가 징역형(금고형)만으로 규정된 위 조항에 대해 형벌과 죄질ㆍ책임 사이에 균형을 도모하는 조화로운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대법관 천대엽, 대법관 오석준, 대법관 엄상필, 대법관 신숙희, 대법관 박영재의 별개의견] 사적인 대화 중의 상관에 대한 모욕행위 등이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 유지에 영향이 없는 경우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를 적용하여 처벌하는 것은 군인에게도 일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인정되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부당하다. 별개의견은 이러한 취지에서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의 처벌범위를 합리적으로 제한하고자 하는 다수의견의 기본적인 문제의식에는 충분히 공감한다. 그러나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에서 해당 행위의 공연성의 정도가 반드시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을 하는 방법에 상응하는 정도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한 종전 대법원판례의 법리는,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이라는 개방적ㆍ포괄적 입법형식을 취한 입법자의 의사를 존중한 것으로서 변화해가는 군 현실하에서 그 보호법익인 군기 유지에 충실한 해석론이자 명예에 관한 죄들 사이의 체계적 정합성에도 부합한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타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판례 법리의 변경을 통해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의 의미를 제한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상관모욕죄의 처벌범위를 축소하려는 다수의견의 방법론은 찬성하기 어렵다.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는 그 보호법익이 궁극적으로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한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의 유지에 있으므로, 그 처벌범위를 합리적으로 제한함에 있어서도 이와 같은 보호법익에 대한 침해 여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한다. 즉, 상관을 공연히 모욕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행위라도 그로 인하여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가 직접적ㆍ구체적으로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별개의견은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 처벌범위의 합리적인 설정은 이와 같은 보호법익에 기초한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다수의견과 견해를 달리한다. [2] 해군 소속 함정에서 전탐장으로 근무하는 피고인이, 해상에서 기지로 입항 중이던 함정 조타실에서 정장이자 상관인 대위 甲에게 함정 입항에 관하여 의견 제시(기관권고)를 하였으나 甲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화가 나, 하사 乙 등 3인이 듣고 있는 가운데 "여기 지휘관 엉망이다. 권고도 듣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 착용하고 있던 헤드셋을 벗어 책상에 집어 던지는 방법으로 군형법상 상관인 甲을 모욕하였다는 내용으로 기소된 사안에서, 피고인은 甲에게 함정 입항과 관련하여 여러 차례 의견 제시를 하였으나 甲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상관에 대한 불만이나 화난 감정을 충동적ㆍ단발적으로 내뱉거나 헤드셋을 집어 던져 표현하였고, 乙 등 3인은 피고인의 옆에서 각자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던 중 우연히 피고인의 발언을 듣거나 피고인의 행동을 목격하였을 뿐인 점, 피고인의 甲에 대한 모욕은, 피고인이 乙 등 3인 앞에 나서서 乙 등 3인에게 일방적ㆍ공개적으로 피고인의 주의나 주장 또는 의견을 전달한 것이 아니고, 물리적 공간이나 가상공간 등에서 여러 군인에게 반복적ㆍ지속적으로 이루어지거나 확산될 만한 방법으로 표현되지도 않았던 점 등에 비추어, 피고인의 행위는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 또는 이에 상응하는 정도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이와 달리 보아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한 원심판결에 상관모욕죄 성립에서 공연성에 관한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헌법 제12조 제1항, 제21조, 군형법 제64조, 형법 제1조 제1항, 제307조, 제308조, 제311조 / [2] 군형법 제64조 제2항

판례내용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법무법인 와이케이 담당변호사 배연관 【원심판결】 고등군사법원 2022. 4. 28. 선고 2021노285 판결 【주 문】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서울고등법원에 이송한다. 【이 유】 1. 사건의 개요와 쟁점 가. 공소사실의 요지 피고인은 해군 소속 함정에서 전탐장으로 근무하는 사람으로, 2019. 10. 18.경 인천 인근 해상에서 기지로 입항 중이던 함정 조타실에서 정장인 피해자 대위 최○○에게 함정의 입항에 관하여 기관권고를 하였으나 피해자가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화가 나, 하사 윤○○ 등 3인이 듣고 있는 가운데 "여기 지휘관 엉망이다. 권고도 듣지 않는다."라고 말하면서 착용하고 있던 헤드셋을 벗어 책상에 집어 던져, 공연히 상관인 피해자를 모욕하였다. 나. 원심의 판단 원심은, ‘피고인이 이 사건 공소사실 기재와 같은 행위를 하지 않았고, 피고인의 행위가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의 구성요건에 해당하지 않거나 위법성이 없다.’는 등의 피고인의 주장을 배척하고,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다. 이 사건의 쟁점 1) 상고이유 가운데 우선 구성요건 해당성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살펴본다. 2)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는 "문서, 도화(圖畵) 또는 우상(偶像)을 공시(公示)하거나 연설 또는 그 밖의 공연(公然)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라고 규정하여,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한 형법 제311조 모욕죄보다 무겁게 처벌하고 있다. 3) 군형법 제64조 제2항은 상관모욕죄의 구성요건으로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을 규정하고 있는데, 이에 대하여 대법원은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상관을 모욕함으로써 성립하고, 그 공연성의 정도가 반드시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을 하는 방법에 상응하는 정도의 것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하였다(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도3801 판결 등, 이하 ‘종전 대법원판례’라 한다). 이 사건의 쟁점은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에서 공연성의 의미를 위와 같이 해석한 종전 대법원판례 법리를 유지할 것인지 여부이다. 2. 대법원의 판단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문언 내용과 규정 체계, 입법형식, 입법 목적과 보호법익,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처벌의 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는 단순히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상관을 모욕함으로써 성립한다고 볼 수 없고,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해당하거나 이에 상응하는 정도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하는 경우에만 성립한다고 보아야 한다. 구체적인 이유는 다음과 같다. 가. 죄형법정주의에 기초한 문언 해석 1) 법은 원칙적으로 불특정 다수인에 대하여 동일한 구속력을 갖는 사회의 보편타당한 규범이므로 법의 표준적 의미를 밝혀 객관적 타당성이 있도록 해석하여야 하고, 가급적 모든 사람이 수긍할 수 있는 일관성을 유지함으로써 법적 안정성이 손상되지 않도록 하여야 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능한 한 법률에 사용된 문언의 통상적인 의미에 충실하게 해석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여야 한다. 법률의 문언 자체가 비교적 명확한 개념으로 구성되어 있다면 원칙적으로 더 이상 다른 해석방법은 활용할 필요가 없거나 제한될 수밖에 없고, 어떠한 법률의 규정에서 사용된 용어에 관하여 그 법률 및 규정의 입법 취지와 목적을 중시하여 문언의 통상적 의미와 다르게 해석하려 하더라도 해당 법률의 다른 규정들 및 다른 법률과의 체계적 관련성이나 전체 법체계와의 조화를 무시할 수 없으므로, 거기에는 일정한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대법원 2022. 12. 22. 선고 2020도16420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그리고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문언의 가능한 의미를 벗어나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확장해석금지에 따라 허용되지 않는다(대법원 2023. 7. 17. 선고 2017도1807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2)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는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 또는 그 밖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하는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여, ‘공연히’ 상대방을 모욕하거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에 관한 모욕죄(형법 제311조), 명예훼손죄(형법 제307조, 제308조), 상관에 대한 명예훼손죄(군형법 제64조 제3항, 제4항)와는 전혀 다른 문언 형식을 취하고 있다. ‘공연(公然)하다.’는 사전적으로 ‘세상에서 다 알 만큼 뚜렷하고 떳떳하다.’이고, ‘방법(方法)’은 ‘어떤 일을 해 나가거나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취하는 수단이나 방식’으로, ‘공연한 방법’이라 함은 ‘세상이 다 알 만큼 뚜렷하고 떳떳하게 알릴 목적으로 취하는 수단이나 방식’을 일컫는다. 그렇다면 군형법 제64조 제2항에서 말하는 ‘공연한 방법’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공개적으로 자기의 주의나 주장 또는 의견을 분명히 알리는 수단이나 방식을 가리키는 것임이 문언상 명백하다. 이와 같이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공연한 방법’은 모욕의 수단이나 방식이 그 자체로 공연성을 갖출 것을 요구하는 구성요건으로,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 ‘공연히’와는 명확히 구별되는 개념이다. 3) 종전 대법원판례는,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상관을 모욕함으로써 성립하고 그 공연성의 정도가 반드시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을 하는 방법에 상응하는 정도의 것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해석하며, 공연히 상관을 모욕한 경우에도 군형법 제64조 제2항을 적용하였다. 즉, 군형법 제64조 제2항이 요구하고 있는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하는 것과 공연히 상관을 모욕하는 것이 문언상 명확히 구별되는 개념임에도 이를 구분하지 않고 군형법 제64조 제2항을 적용한 것이다. 종전 대법원판례의 해석론에 따르면 ‘공연하지 않은 방법’으로 상관을 공연히 모욕한 경우까지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적용대상으로 보는 결과가 된다. 공연한 방법으로 모욕한 행위와 공연히 모욕한 행위가 구성요건의 문언상 뚜렷이 구별되고 있음에도 이를 구분하지 않는 해석론은 ‘공연한 방법’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해석한 것으로서 죄형법정주의의 내용인 확장해석금지 원칙에 어긋난다. 나. 법 규정의 형식에 맞는 해석 1) 군형법 제64조 제2항은 상관을 모욕하는 방법으로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을 예시로 든 다음 ‘그 밖의 공연한 방법으로’라는 일반적인 용어를 사용함으로써, 이른바 예시적 입법형식을 취하고 있다. 사회현상의 유형과 양상이 점차 다양해지고 복잡해짐에 따라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는 모욕행위의 태양을 미리 법률에서 자세히 정하여 열거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므로, 상황의 변화에 탄력적으로 대응하기 위해서는 예시적 입법형식을 취하여야 할 필요성이 인정된다. 그러나 위와 같은 필요성을 인정하더라도 형벌법규에 해당하는 이상 그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한 방향으로 지나치게 확장 또는 유추해석하는 것은 죄형법정주의의 원칙에 비추어 허용되지 않는다. 따라서 개별적으로 열거된 예시조항은 일반조항의 적용범위를 구체화할 수 있는 해석기준이 되어야 하고, 일반조항은 개별적으로 열거된 예시조항과 동일한 법적 평가를 받거나 적어도 개별적으로 열거된 예시조항으로 충분히 예측 가능할 만큼 유사한 행위 유형이 되어야 하는 것으로 해석하여야 한다. 2) 군형법 제64조 제2항 중 ‘문서(文書)’는 ‘글이나 기호 따위로 일정한 의사나 관념 또는 사상을 나타낸 것’을, ‘도화(圖?)’는 ‘상형적 부호로 의사표시 또는 내용을 표시한 것’을, ‘우상(偶像)’은 ‘특정한 믿음이나 의미를 부여하여 나무, 돌, 쇠붙이, 흙 따위로 만든 형상’을 말한다. ‘공시(公示)’는 ‘일정한 내용을 공개적으로 게시하여 일반에게 널리 알리는 것’을, ‘연설(演說)’은 ‘여러 사람 앞에서 자기의 주의나 주장 또는 의견을 진술하는 것’을 의미한다. 이와 같이 군형법 제64조 제2항에서 예시한 구체적인 사례들인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은 그 성질상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직접 보거나 들을 수 있는 높은 전파성과 확산성, 지속성 등으로 인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널리 알려질 가능성이 높은 수단에 의한 행위 유형에 속한다. 따라서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과 병렬적으로 규정되어 있는 ‘그 밖의 공연한 방법’도 이에 상응하는 정도의 행위 유형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3) 그러므로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은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과 동일한 법적 평가를 받거나, 적어도 그와 같은 것으로 충분히 예측 가능할 만큼 유사한 방법이라고 해석하여야 한다. 다. 군의 특수성 및 보호법익을 고려한 해석 1) 헌법 제5조 제2항은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함을 사명으로 하며, 그 정치적 중립성은 준수된다."라고, 제39조 제1항은 "모든 국민은 법률이 정하는 바에 의하여 국방의 의무를 진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헌법은 주권자인 국민은 외적으로부터 국가를 방위하여 국가의 정치적 독립성과 영토의 완전성을 수호할 헌법적 의무를 부담한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고, 이러한 헌법상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국가의 존립이 없으면 기본권 보장의 토대가 무너지기 때문이다(대법원 2018. 11. 1. 선고 2016도1091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군은 전투에서의 승리라는 본래의 사명을 수행하기 위하여 그에 상응하는 특별한 조직과 규율이 요구되고, 군형법은 군의 이러한 특수성을 전제로 형벌이라는 제재를 수단으로 하여 군의 조직과 규율을 유지ㆍ보전함과 동시에 군이 가지는 전투력을 최대한으로 보존ㆍ발휘하게 하는 데 그 궁극적인 목적이 있다. 결국 전승을 위한 전투력의 확보는 군형법의 핵심적인 목적이며, 그것은 바로 군형법에서의 보호법익이라고 할 수 있으므로, 이와 같은 특별한 목적이야말로 군형법의 해석ㆍ적용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지도이념이다(헌법재판소 1995. 10. 26. 선고 92헌바45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2) 군형법 제64조 제2항도 상관에 대한 사회적 평가, 즉 외부적 명예 외에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 유지를 보호법익으로 한다(대법원 2013. 12. 12. 선고 2013도4555 판결 등 참조). 우리 형법에 모욕죄에 관한 규정(제311조)이 존재함에도 군형법 제64조 제2항에서 상관모욕에 대한 별도의 규정을 둔 것은,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하는 행위가 이루어지는 경우 상관에 대한 개인의 인격적 법익에 대한 침해를 넘어 상관의 지휘 통제에 대한 위신이 훼손되어 군 조직의 지휘체계에 영향을 미침으로써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가 무너지게 될 위험성이 크므로, 이에 대해 엄중히 대처하기 위함이다.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구성요건의 해석과 적용은 군형법이 달성하고자 하는 위와 같은 특별한 목적을 염두에 두고 이루어져야 한다. 3) 상명하복의 위계질서가 분명하고 엄격한 규율과 통제가 이루어지는 군 조직에서 상관의 지시에 불만을 표출하며 일시적으로 모욕적 언행을 하거나, 군의 지휘 통제나 체계와 관계없이 영내 생활관, 휴게실, 흡연장 등에서 군 간부, 장병, 동기들과 사적인 대화를 하다가 상관에 대해 욕설이나 험담을 하며 불평불만 등 부정적ㆍ비판적 감정을 표현하는 등 다양한 상황에서 상관에 대한 모욕적 표현이 나타날 수 있다. 이러한 다양한 상황, 군의 특수성 및 군형법의 특별한 목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가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하는 행위를 구성요건으로 정한 취지는, 개인적 법익에 관한 죄를 통해서도 충분히 규율할 수 있는 사적인 대화 중의 모욕행위, 또는 ‘공연한 방법’에 의하지 않은 채 이루어지거나 전파될 가능성만 있을 뿐인 보통의 모욕행위를 처벌하기 위한 것이 아니다. 4)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상응하는 정도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하는 경우에는, 높은 전파성과 확산성, 지속성 등 그 방법이 지닌 속성으로 인해 보통의 경우보다 공개의 범위가 확대되어 상관의 외부적 명예의 침해 정도가 커지고, 상관의 외부적 명예가 여러 군인 앞에서 공개적ㆍ반복적ㆍ지속적으로 침해됨으로써 상관의 지휘 통제에 대한 위신이 훼손되어 그 지휘체계가 무너질 위험을 초래한다. 군형법 제64조 제2항에서 공연한 방법을 요구하는 취지는,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 유지에 크게 영향을 미치는 이와 같은 공연한 방법에 의한 모욕행위만을 엄중히 처벌하고자 하는 것이다. 라.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1) 형법 제311조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는 1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2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형법 제307조 제1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라고 규정하고 있다. 모욕죄와 명예훼손죄의 보호법익은 다 같이 사람의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인 외부적 명예이고, 공연성에 있어 똑같이 ‘공연히’ 사람을 모욕하거나 ‘공연히’ 사람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규정하고 있어 차이가 없으나, 명예훼손죄는 사람의 사회적 평가를 떨어뜨릴 만한 구체적 사실을 적시하여 명예를 침해함을 요하는 것으로서 구체적 사실이 아닌 단순한 추상적 판단이나 경멸적 감정의 표현으로서 사회적 평가를 저하시키는 모욕죄에 비하여 그 형을 무겁게 하고 있다(대법원 1985. 10. 22. 선고 85도1629 판결 등 참조). 명예훼손죄는 불법의 정도나 법익침해의 결과가 모욕죄보다 더 무겁다고 보는 것이다. 2) 반면, 군형법 제64조 제2항은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 또는 그 밖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라고, 군형법 제64조 제3항은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상관의 명예를 훼손한 사람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에 처한다."라고 규정하여 그 법정형이 같다. 군형법은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 또는 그 밖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하는 행위에 대해 그 법익침해의 중대성 및 고도의 행위반가치성을 인정하여, 보통의 모욕행위보다 불법의 정도나 법익침해의 결과가 무거워 법정형이 가중되어 있는 사실 적시 상관명예훼손죄와 동일한 법정형으로 처벌하고 있는 것이다. 3) 이는 군형법 제ㆍ개정 경과를 보아도 알 수 있다. 군형법 제64조 제2항은 1962. 1. 20. 제정 당시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그 구성요건이 거의 그대로 유지되고 있다. 군형법은 제64조 제1항, 제2항에서 상관을 모욕하는 행위만을 처벌하고 있다가, 1963. 12. 16. 개정되면서 같은 조 제3항, 제4항에서 공연히 사실 또는 거짓 사실을 적시하여 상관의 명예를 훼손하는 행위를 처벌하는 규정을 신설하면서도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문언을 형법의 모욕죄 및 명예훼손죄와 같은 형식 및 체계로 개정하지 않았다. 그 후 군형법은 2009. 11. 2. ‘제15장 강간과 추행의 죄’를 신설하여 군인 등에 대한 성폭력범죄를 가중처벌하는 규정을 도입하는 등 시대상황에 맞추어 전반적인 개정을 하였는데, 그 개정 과정에서도 군형법 제64조 제2항에 대하여는 자구의 수정만 있었을 뿐 그 내용은 현재까지 동일하게 유지되고 있다. 위와 같은 군형법의 제ㆍ개정 경과를 살펴보면, 군형법 제64조 제2항은 모욕의 상대방이 ‘상관’이라는 점뿐만 아니라 ‘공연한 방법’이라는 모욕의 방법도 가중처벌 요소로 삼겠다는 것이 입법자의 의사라고 볼 수 있고, 이는 군형법 제64조 제2항을 해석할 때 충분히 고려되어야 한다. 마. 처벌의 균형에 대한 고려 1) 공연한 방법이 아닌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경우 군형법 제64조 제2항을 적용하여 처벌할 수 없다고 보더라도 처벌의 공백이 발생하지 않는다. 상관을 모욕한 행위가 공연히 이루어진 경우 행위자들을 형법 제311조 모욕죄로 처벌할 수 있고, 이와 별도로 적절한 징계처분도 할 수 있기 때문이다. 2) 비교법적으로 보더라도, 공연히 상관을 모욕한 경우에 군형법을 적용하여 가중처벌하고 있는 곳은 대만을 제외하고는 찾아보기 힘들다[대만 군형법(陸海空軍刑法)은 이에 더하여 상관을 공연히 모욕한 경우와 공연한 방법으로 모욕한 경우를 구별하여, 공연한 방법으로 모욕한 경우를 공연히 모욕한 경우보다 더 무겁게 처벌하고 있다]. 독일의 경우 군형법(Wehrstrafgesetz)에서 상관에 대한 모욕행위를 별도로 규정하고 있지 않고, 미국과 영국은 일반적 모욕죄를 두지 않으면서 상관을 모욕한 행위에 대해 미국 통일군사법전(Uniform Code of Military Justice) 및 영국 국군법(Armed Forces Act)으로 처벌하되 사적인 대화에서 이루어진 모욕행위는 처벌하지 않으며 그 처벌 수위도 우리 군형법보다 낮게 규정되어 있다. 이처럼 외국의 사례와 비교하여 보아도, 공연히 상관을 모욕한 행위에 대하여 일반형법이 아닌 군형법을 적용하여 가중처벌의 대상으로 삼아 특별히 처벌할 당위성이 있다고 보기 어렵다. 3)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법정형은 3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로, ‘상관을 그 면전에서 모욕한 사람’을 처벌하는 군형법 제64조 제1항의 법정형인 2년 이하의 징역이나 금고보다 높다. 상관이 없는 곳에서 주변의 몇몇 사람에게 일상적인 대화로서 한 상관에 대한 모욕행위는 상관의 면전에서 직접적으로 행해진 모욕보다 일반적으로 행위 불법이 높다고 평가하기 어려운데, 이에 대해 ‘공연한 방법’의 모욕을 인정하여 군형법 제64조 제1항 상관모욕죄보다 중한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로 처벌하는 것은 처벌의 불균형을 야기할 수 있다. 결국 군형법 제64조 제2항에 예시된 방법에 상응하는 정도의 공연한 방법으로 이루어진 상관에 대한 모욕행위만을 위 조항의 처벌범위로 보는 것이, 위와 같은 불균형을 해소하고, 나아가 징역형(금고형)만으로 규정된 위 조항에 대해 형벌과 죄질ㆍ책임 사이에 균형을 도모하는 조화로운 해석이라고 할 수 있다. 3. 판례의 변경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는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해당하거나 이에 상응하는 정도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하는 경우에 성립한다. 이와 달리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상관을 모욕함으로써 성립하고, 그 공연성의 정도가 반드시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을 하는 방법에 상응하는 정도의 것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본 대법원 1999. 11. 12. 선고 99도3801 판결 등은 이 판결의 견해에 배치되는 범위 내에서 변경하기로 한다. 4. 이 사건에 관한 판단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상관인 대위 최○○에게 함정 입항과 관련하여 여러 차례 의견 제시(기관권고)를 하였으나 대위 최○○이 이를 받아들이지 않자 상관에 대한 불만이나 화난 감정을 충동적ㆍ단발적으로 내뱉거나 헤드셋을 집어 던져 표현하였고, 하사 윤○○ 등 3인은 피고인의 옆에서 각자 자신의 업무를 수행하던 중 우연히 피고인의 발언을 듣거나 피고인의 행동을 목격하였을 뿐이다. 피고인의 대위 최○○에 대한 모욕은, 피고인이 하사 윤○○ 등 3인 앞에 나서서 하사 윤○○ 등 3인에게 일방적ㆍ공개적으로 피고인의 주의나 주장 또는 의견을 전달한 것이 아니고, 물리적 공간이나 가상공간 등에서 여러 군인에게 반복적ㆍ지속적으로 이루어지거나 확산될 만한 방법으로 표현되지도 않았다. 이러한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의 행위는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 또는 이에 상응하는 정도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것이라고 볼 수 없어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 그런데도 원심은 이와 달리 판시와 같은 이유를 들어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제1심판결을 그대로 유지하였다. 원심의 판단에는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 성립에 있어 공연성에 관한 법리를 오해하여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 5. 결론 피고인의 나머지 상고이유에 대한 판단을 생략한 채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사건을 다시 심리ㆍ판단하도록 원심법원과 동등한 관할 법원인 서울고등법원에 이송하기로 하여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이 판결에는 대법관 천대엽, 대법관 오석준, 대법관 엄상필, 대법관 신숙희, 대법관 박영재의 별개의견이 있는 외에는 관여 법관의 의견이 일치하였고,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이흥구, 대법관 이숙연의 보충의견이 있다. 6. 대법관 천대엽, 대법관 오석준, 대법관 엄상필, 대법관 신숙희, 대법관 박영재의 별개의견 가. 별개의견의 요지 사적인 대화 중의 상관에 대한 모욕행위 등이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 유지에 영향이 없는 경우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를 적용하여 처벌하는 것은 군인에게도 일반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당연히 인정되는 헌법상 표현의 자유를 지나치게 침해하는 것으로서 부당하다. 별개의견은 이러한 취지에서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의 처벌범위를 합리적으로 제한하고자 하는 다수의견의 기본적인 문제의식에는 충분히 공감한다. 그러나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에서 해당 행위의 공연성의 정도가 반드시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을 하는 방법에 상응하는 정도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고 판시한 종전 대법원판례의 법리는,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이라는 개방적ㆍ포괄적 입법형식을 취한 입법자의 의사를 존중한 것으로서 변화해가는 군 현실하에서 그 보호법익인 군기 유지에 충실한 해석론이자 명예에 관한 죄들 사이의 체계적 정합성에도 부합한다는 점에서 기본적으로 타당하다. 따라서 이 부분 판례 법리의 변경을 통해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의 의미를 제한적으로 해석함으로써 상관모욕죄의 처벌범위를 축소하려는 다수의견의 방법론은 찬성하기 어렵다.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는 그 보호법익이 궁극적으로 국가의 안전보장을 위한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의 유지에 있으므로, 그 처벌범위를 합리적으로 제한함에 있어서도 이와 같은 보호법익에 대한 침해 여부가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되어야 한다. 즉, 상관을 공연히 모욕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행위라도 그로 인하여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가 직접적ㆍ구체적으로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야 한다. 별개의견은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 처벌범위의 합리적인 설정은 이와 같은 보호법익에 기초한 관점에서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에서 다수의견과 견해를 달리한다. 나.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처벌범위 제한의 필요성과 그 방법 1) 군형법 제64조 제2항은 헌법상 기본권인 표현의 자유와 충돌하므로, 이를 적용할 때에도 충돌하는 기본권이 적절히 조화되고 상관모욕죄에 의한 처벌이 필요최소한의 범위 내에서 표현의 자유를 제한하도록 하여야 한다(대법원 2021. 8. 19. 선고 2020도14576 판결 등 참조). 표현의 자유는 군형법의 적용대상인 군인에게도 당연히 인정되는 보편적 권리로서, 국가의 안전보장ㆍ질서유지 또는 공공복리를 위하여 필요한 범위 내에서 법률로 이를 제한하는 경우에도 그 본질적인 내용은 침해할 수 없기 때문이다. 2) 군 조직에서 위계질서가 특히 중요하다고 하더라도 상관에 대한 정당한 비판이나 자유로운 의사의 표명을 지나치게 제한하여서는 안 되고, 이러한 비판이나 의사표명을 함에 있어 상관의 외부적 명예를 다소 침해할 만한 표현이 사용되었다는 이유로 쉽사리 처벌의 대상으로 삼는다면 군 조직 내의 건전한 의사소통이 어려워지고 구성원들의 사기가 떨어져 결과적으로 국가의 안전보장에도 지장을 초래할 수 있다. 군인 개인의 사적 영역에서 이루어지는 모욕행위나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 침해와 관련 없는 모욕행위 등까지도 군형법상 상관모욕죄의 처벌대상으로 삼는 것은 그 처벌범위를 지나치게 넓히는 것으로서 부당하다. 3) 그러나 그 해결책으로 군형법 제64조 제2항 공연성의 의미에 대한 종전 대법원판례의 해석을 변경함으로써 처벌범위를 축소하고자 하는 다수의견의 방법은 문언적ㆍ역사적ㆍ체계적ㆍ합목적적 해석 등 어느 면에서 보나 타당하지 않다.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 처벌범위의 합리적인 설정은 그와 같은 해석의 변경이 아니라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 유지라는 보호법익을 기준으로 삼아 이루어져야 하기 때문이다. 즉, 모욕죄의 보호법익은 사람의 인격적 가치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의미하는 외부적 명예로, 보호법익의 침해 여부는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외부적 명예가 침해되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하여야 하고, 어떠한 수단이나 방식으로 이를 침해하였는지가 기준이 될 수 없다는 것이다. 다.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을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다수의견 방법론의 부당성 1) 범죄의 성격과 입법연혁을 충분히 고려하지 않은 법 문언의 해석 가) 군형법 제64조 제2항은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 또는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이라고만 규정하고 있을 뿐이다.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이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상응한다.’는 취지의 규정은 달리 찾아볼 수 없다. 따라서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의 의미는 해석에 맡겨져 있다. 나) 모욕행위는 말, 글, 그림, 거동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날 수 있고, 사회 환경의 변화에 따라 그 양상이 끊임없이 달라질 수 있으며, 과학기술의 발달로 모욕을 하는 방법이나 모욕이 이루어지는 공간도 다양해지고 새로워지고 있다. 특히, 정보통신망을 통한 다양한 매체의 발달로 이를 이용한 모욕행위가 증가하고 있는데, 이와 같은 매체에 게시된 모욕적 표현은 행위자의 의도와 관계없이 무차별적으로 퍼져 나가고 반복될 가능성이 매우 크다. 이렇듯 모욕행위의 태양은 끊임없이 변화하고 있어 이를 유형화ㆍ세분화하여 법률에서 규정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고, 구체적인 행위 태양을 정하여 금지하게 될 경우 변화하는 시대상황에 제대로 대응하지 못하여 규율의 공백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구성요건을 규정함에 있어 개방적이고 포괄적인 개념의 사용은 불가피하다. 즉, 모욕행위는 범죄의 성격 및 수단 자체가 개방성을 전제로 하고 있고, 이에 군형법 제64조 제2항은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을 전형적인 행위 유형으로 열거하면서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을 추가하는 개방적ㆍ포괄적인 입법형식을 취한 것이다. 이는 끊임없이 변화하는 사회 환경 속에서 수단과 태양을 불문하고 공연히 상관을 모욕하는 행위를 처벌하고자 하는 입법자의 의사가 반영된 것으로, 이러한 입법자의 의사는 존중되어야 한다. 다) 군형법 제64조 제2항은 개방적ㆍ포괄적 입법형식을 도입함에 있어 해당 범죄의 특성을 고려하여 구성요건의 필수 요소로 공연성을 특별히 요구하고 있는 것일 뿐이다.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이라는 부분을 상관모욕행위의 방법이나 유형을 제한하려는 취지라고 볼 수 없다. 이는 군형법 제정 당시 쉽게 상정할 수 있는 상관모욕의 전형적인 방식이자 대표적인 행위 태양을 나열한 것에 불과하다고 보아야 한다. 다수의견은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을 해석함에 있어 60여 년 전 군형법 제정 당시의 사회 수준에 따라 대표적 유형으로 열거한 것에 지나지 않는 예시 문언에 지나치게 치중한 나머지 그 포섭범위를 매우 좁혀 입법자의 진정한 의사를 구현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시대상황의 변화와 발전을 뒤따르지 못한 채 오히려 급진전하는 정보화 추세에 역행하는 해석이다. 2) 명예에 관한 죄들 사이의 체계적 정합성 결여 가) 형법 제311조(모욕)는 ‘공연히 사람을 모욕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하는바, 형법 제307조(명예훼손)가 ‘공연히 사실 또는 허위의 사실을 적시하여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처벌한다고 규정하는 것과 마찬가지로 ‘공연성’을 요건으로 한다. 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은 명예훼손죄의 구성요건인 공연성이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의미하는데, 개별적으로 소수의 사람에게 사실을 적시하였더라도 그 상대방이 불특정 또는 다수인에게 전파할 가능성이 있는 때에는 공연성이 인정된다는 종전 대법원의 일관된 판시를 재확인하였고, 이러한 법리는 모욕죄에도 동일하게 적용된다(대법원 2022. 6. 16. 선고 2021도15122 판결 등 참조). 나아가「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1항은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정보통신망을 통하여 공공연하게 사실을 드러내어 다른 사람의 명예를 훼손한 자’를, 공직선거법 제251조는 ‘당선되거나 되게 할 목적으로 또는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연설ㆍ방송ㆍ신문ㆍ통신ㆍ잡지ㆍ벽보ㆍ선전문서 기타의 방법으로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여 후보자를 비방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위 규정들의 구성요건에 대해서도 앞서 본 공연성 법리가 동일하게 적용된다(대법원 1996. 7. 12. 선고 96도1007 판결, 대법원 2008. 2. 14. 선고 2007도8155 판결 등 참조). 나) 이처럼 그동안 대법원은 형법상의 모욕행위, 명예훼손행위뿐만 아니라 특별법상의 명예훼손행위에 대해서도 공연성에 관한 법리를 동일하게 적용하여 왔고, 이와 같은 규정들의 개별 문언상 차이에 주목하여 공연성의 의미를 달리 해석하지 않았다. 종전 대법원판례도 이러한 대법원의 입장에 기초하여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공연성의 의미를 해석한 것이다. 이러한 상황에서 다수의견과 같이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의 의미를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의 공시나 연설에 상응하는 것’으로 해석하게 되면, 같은 명예에 관한 죄임에도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에 대해서만 공연성의 의미를 달리 보게 되는 것인데, 다수의견은 그 이유를 충분히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 또한 다수의견에 따르면, 대법원이 오랜 기간에 걸쳐 발전시켜 온 공연성에 관한 전파가능성 법리도 군형법 제64조 제2항에는 적용될 수 없다는 결론에 이르게 되는데, 전파가능성 법리 자체의 정당성 여부는 별론으로 하더라도, 같은 명예에 관한 죄일뿐더러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이라는 문언 형식까지도 갖춘 군형법 제64조 제2항에 대해서만 전파가능성 법리의 적용을 배제할 만한 뚜렷한 근거도 없다. 다) 입법자는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를 유지하기 위하여, 공연성과 관계없이 상관 면전에서의 모욕행위를 처벌하면서(군형법 제64조 제1항), 공연히 상관을 모욕하는 행위를 더 중하게 처벌하기 위해 군형법 제64조 제2항을 둔 것일 뿐, 공연성의 의미를 다른 명예에 관한 죄들과 달리 정하기 위하여 ‘공연히’와 구별되는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이라는 문언 형식을 취한 것이 아니다. 헌법재판소 또한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의 성립에 있어 그 공연성의 정도가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을 하는 방법에 상응하는 정도여야 하는 것은 아니라는 종전 대법원판례를 전제로 합헌결정을 하는 등(헌법재판소 2016. 2. 25. 선고 2013헌바111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24. 8. 29. 선고 2022헌가7 등 전원재판부 결정 참조)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공연성의 의미를 대법원과 동일하게 해석하여 왔다. 3) 처벌의 불균형과 공백 등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입법 취지 훼손 가) 군형법은 군의 기강을 확립하여 군인으로 하여금 국방의 임무를 보다 효율적이고 충실하게 수행하도록 하기 위하여 일반형법에 대한 특별법으로서 군인에게만 적용할 군의 범죄에 관한 사항을 정하기 위해 제정되었다. 군형법에는 제92조의6 추행죄와 같이 군형법에만 존재하는 규정이 있는 반면, 일반형법에서도 규율하고 있는 동일한 유형의 범죄에 대하여 일반형법의 적용을 배제하고 특별히 더 무겁게 처벌하는 규정도 있다. 국군은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할 사명을 부여받았고, 이러한 의무 수행을 위해서는 엄정한 군기를 바탕으로 한 전투력의 확보가 최우선적으로 요구되므로, 그 어떤 조직보다 엄격한 기강과 규율이 필요하다. 이에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 확립을 위하여 군형법 제64조 제2항에서 별도로 상관에 대한 모욕행위를 처벌하고 있는 것이다. 즉, 군형법 제64조 제2항은 일반형법에서 규율하고 있는 모욕죄에 대한 특별 규정으로서 모욕의 상대방이 ‘상관’인 경우 일반형법이 아닌 군형법을 적용하여 가중처벌하겠다는 입법자의 분명한 의지를 명문화한 것이다. 나) 따라서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상응하지 않는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경우 군형법이 아닌 일반형법이 적용된다는 다수의견의 해석은, 모욕의 상대방이 상관인 경우 이를 가중처벌의 요소로 삼아 군형법을 적용하겠다는 입법자의 명확한 의사를 도외시한 해석으로 받아들이기 어렵다. 군인의 상관에 대한 동일한 내용의 모욕행위이고 일반적인 공연성이 인정되는 사안들임에도 그 수단이나 방식에 따라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상응하는 경우에만 군형법을 적용하고, 나머지 경우에는 일반형법을 적용함으로써 결과적으로 그것들 사이에 상당한 정도의 처벌의 불균형이 발생하도록 하는 것은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의 입법 취지를 몰각하는 것으로 일반형법과 특별법인 군형법 사이의 체계적 정합성에도 부합하지 않는다. 나아가 ‘그 밖의 공연한 방법’에는 사실상 독자적 의미를 부여하지 않음으로써 그 적용범위를 대폭 축소하면서도,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이라는 열거된 행위만으로 적용범위를 한정하지 않고 ‘그에 상응하는 행위’ 모두를 상관모욕행위로 취급할 수 있다는 취지의 다수의견의 입장은, 그 자체로 논리적 일관성이 없을 뿐만 아니라 구성요건 해석의 불명확성을 더욱 심화시킨다는 점에서도 수긍하기 어렵다. 다) 다수의견과 같이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을 엄격하게 제한하는 해석은 모욕의 내용이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를 직접적ㆍ구체적으로 침해하는 것이라 하더라도 그 방법이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상응하는 정도가 아니면 군형법 제64조 제2항으로 처벌할 수 없다는 것이다. 이와 같은 해석론은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이르지 않는 다양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하더라도 적어도 군형법으로는 처벌되지 않을 것이라는 부적절한 기대를 행위자에게 부여하는 결과가 된다. 이러한 해석론은 그 경직성으로 인해 상관의 정당한 권위 확보라는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입법 취지를 형해화할 수 있다. 특히, 군대 내 여성의 증가로 성비와 구성이 다양해지고 있고, 군의 현대화ㆍ민주화가 이루어짐에 따라 군기의 개념도 시대상황에 따라 변화하고 있는바, 군형법 규정을 통한 상관의 정당한 권위 확보의 중요성은 더욱 커지고 있다. 그런데 다수의견에 따르면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상응하는 공연한 방법이라는 틀에 갇혀 그 외의 방법에 의한 모욕행위로 상관의 정당한 권위가 침해된 경우를 군형법에 따라 규율하지 못하게 되어, 군형법 제64조 제2항이 보호하고자 하는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에 장애가 초래될 수밖에 없다. 예를 들어 관련 사건들에서 쉽사리 볼 수 있는 경우와 같이 부하인 군인이 업무 수행 중 불특정 또는 다수의 군인들이 듣고 있는 가운데 여성 상관의 신체 부위를 성적으로 저속하게 표현하거나 여성 상관을 성적 대상으로 삼아 음란하게 표현한 사안, 또는 여성 상관이라는 점을 주된 이유로 그 지휘능력을 부정하거나 폄하하는 사안들을 살펴보면, 이는 그 자체로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를 직접적ㆍ구체적으로 침해하는 상관에 대한 모욕행위로서 상관의 정당한 권위 확보를 위하여 군형법을 통해 규율하여야 할 필요성이 매우 크다고 볼 수 있다. 그럼에도 이러한 모욕행위가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이르지 않는 방법으로 이루어졌다는 이유로 군형법 제64조 제2항을 적용할 수 없게 된다면, 군형법이 해당 조항을 통하여 추구하는 입법 취지의 달성이 어렵게 된다. 우리 헌법과 법률은 성별 외에도 종교, 사회적 신분, 장애, 출신, 용모, 가족, 사상 또는 정치적 의견, 전과, 성적 지향, 학력, 병력 등 다양한 분야에 걸쳐 차별행위를 금지한다(헌법 제11조, 국가인권위원회법 제2조 제3호 등). 각종 혐오ㆍ차별 표현은 단순히 개인의 주관적 감정 표출을 넘어 상대방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하는 모욕행위에 해당할 수 있고, 그로 인한 정치, 사회, 문화적 폐해는 더욱 심각해질 수 있으며, 폐쇄적인 조직인 군에서는 특히 그러할 것인데, 군 조직 내에서 상관을 대상으로 한 그와 같은 행위가 단지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의 공시나 연설에 상응하는 방법으로 이루어지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의 적용대상에서 제외하여 일반형법의 규율에 맡겨야 한다는 해석론에는 우려를 표하지 않을 수 없다. 라.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보호법익에 기초한 처벌범위의 합리적인 설정 1) 이상과 같이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을 일반적인 공연성의 의미와 달리 제한적으로 해석하는 방향으로 종전 대법원판례를 변경하여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처벌범위를 축소하고자 하는 다수의견의 방법은 타당하지 않다. 2) 대법원은 이미 군형법 제92조의6 추행죄의 처벌범위가 문제 된 대법원 2022. 4. 21. 선고 2019도3047 전원합의체 판결에서, 동성인 군인 사이의 성행위 등이 언제나 군기를 침해하는 행위라거나 처벌대상에 해당한다고 볼 수 없고, 사적 공간에서 자발적 의사 합치에 따라 이루어지는 경우 등 군이라는 공동사회의 건전한 생활과 군기를 직접적ㆍ구체적으로 침해한 것으로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군형법상의 추행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함으로써, 보호법익에 대한 침해 여부를 판단 기준으로 삼아 군형법의 적용범위를 합리적으로 조정한 바 있다.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의 처벌범위도 이와 같은 취지와 방향성에 따라 보호법익을 기초로 합리적으로 설정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3) 헌법 제5조 제2항은 국군에게 국가의 안전보장과 국토방위의 신성한 의무를 수행할 사명을 부과하고 있으며, 군 조직의 질서 및 규율 유지를 통한 군기 확립은 이를 달성하기 위한 초석이다.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가 상관에 대한 사회적 평가의 보호에 더하여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 유지를 보호법익으로 하는 범죄임을 고려하면, 상관을 공연히 모욕하는 것으로 볼 여지가 있는 행위라도 그로 인하여 군기가 직접적ㆍ구체적으로 침해되었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에는 군형법 제64조 제2항에서 정한 상관모욕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는 것이 타당하다. 4) 따라서 어떠한 표현이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에 해당하는지는 당사자들의 관계, 해당 표현에 이르게 된 경위, 표현 방법, 표현의 구체적 내용과 맥락, 동일 또는 유사 표현의 반복성ㆍ계속성, 해당 표현이 군기나 군율의 확립ㆍ유지 필요성이 큰 상황에서 이루어졌는지, 표현 이후의 정황은 어떠한지 등 객관적인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를 직접적ㆍ구체적으로 침해할 수 있는 표현인지를 기준으로 신중하게 판단하여야 하고, 이러한 침해를 인정하기 어려운 경우까지 처벌대상으로 삼는 것은 허용될 수 없다. 나아가 이를 판단함에 있어서, 유사시 전투에서의 승리가 군 조직 본래의 사명이고 적법한 명령에 대해 상명하복의 위계질서가 유지ㆍ존중되어야 함은 당연하다 하더라도, 평시의 경우 사회의 현대화ㆍ민주화에 맞추어 합리적이고 민주적인 조직 운영도 중요한 만큼 맹목적ㆍ절대적인 상명하복의 질서 형성이 군기의 요체라거나 절대적인 판단 기준이 될 수 없다는 점도 아울러 고려되어야 한다. 5) 결국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는, 문제 된 표현이 상관의 외부적 명예를 침해할 만한 정도인지,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모욕행위가 이루어졌는지, 이로 인해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가 직접적ㆍ구체적으로 침해되었는지 등을 단계적으로 살펴 그 성립 여부를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고, 이로써 그 처벌범위를 합리적으로 충분히 설정할 수 있다. 마. 이 사건의 검토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피고인은 대위 최○○의 하급자이기는 하나 함정을 기지에 안전하게 입항시키고자 하는 의도에서 전문적인 경험을 바탕으로 상급자의 잘못된 의사결정 등을 방지하기 위해 자신의 판단에 따라 업무상 필요한 의견을 제시하였는데 대위 최○○가 피고인의 의견을 받아들이지 않자, 우발적으로 화난 감정을 표출하며 이 사건 공소사실과 같은 언행을 한 것이다. 앞서 제시한 법리에 비추어 살펴보면, 피고인의 언행은 업무 수행 중에 의견 개진이 필요한 상황에 수반하여 이루어진 것으로서, 표현에 이르게 된 경위, 표현 방법, 표현의 구체적 내용과 맥락, 표현 이후의 정황에 더하여 군 조직 내의 합리적인 의사소통의 필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 볼 때,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를 직접적ㆍ구체적으로 침해하는 모욕행위에 해당한다고 단정하기 어렵다. 따라서 피고인의 행위에 군형법 제64조 제2항을 적용하여 처벌할 수는 없다고 봄이 타당하다. 바. 소결론 이상과 같은 이유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한 원심판결이 파기되어야 한다는 결론은 다수의견과 같이하나, 그 결론에 이르는 구체적인 이유와 논거가 다르므로 별개의견을 밝힌다. 7. 다수의견에 대한 대법관 이흥구, 대법관 이숙연의 보충의견 다수의견에 따른 이 전원합의체 판결의 의의를 살펴보고, 별개의견이 제시하는 논점들에 대하여 필요한 범위에서 의견을 밝히기로 한다. 가.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의 처벌 실태 2018년부터 2022년까지의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 적용 현황에 의하면, 위 죄로 인한 입건 건수는 2018년부터 해마다 증가하는 추세에 있고, 2021년부터는 매년 300여 명이 넘는 군인이 입건되었으며, 그중 병(兵)이 대다수를 차지하고 있다. 헌법과 병역법이 정한 국민개병제와 징병제 아래에서는 국방의 의무를 수행하는 국민은 누구든지 상관모욕죄의 규율대상이 될 수 있다. 표현의 자유는 우리 헌법이 보장하는 핵심적 기본권이므로 군의 질서나 지휘체계를 보호하기 위하여 제한이 불가피하더라도 최소한의 제한이 이루어져야 한다. 군형법 제64조 제2항은 법정형으로 벌금형 없이 징역형과 금고형으로만 규정되어 있어, 이를 적용하는 과정에서 행위에 비하여 지나치게 무거운 형사처벌이 이루어진다는 문제가 제기되어 왔다. 직업군인의 경우 상관모욕죄로 징역형 또는 금고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더라도 제적되어 그 신분을 상실하게 된다(군인사법 제10조 제2항 제4호, 제5호, 제40조 제1항 제4호). 군형법 제64조 제2항에 대해 수차례에 걸쳐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 내지 헌법소원이 제기된 사정은 이러한 문제점을 방증한다. 행위의 경중에 비례하는 형종의 선택이 불가능함에 따라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의 수사 및 재판 과정에서 기소유예나 징역형 또는 금고형의 선고유예가 많은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도 이에 기인한 것이다. 이와 같이 위 조항의 구성요건을 법률의 문언을 넘어 확장하여 해석ㆍ적용하여 ‘군의 질서나 지휘체계를 문란하게 할 위험이 없는 유형의 행위’에 대하여까지 처벌의 범위를 넓히면서도, 실질적인 처벌은 회피하는 양상으로 운용되는 경우가 적지 않다. 따라서 군형법 제64조 제2항은 입법 목적에 맞게 그 구성요건을 ‘군의 질서나 지휘체계를 문란하게 할 위험을 초래하는 유형의 행위’로 제한할 필요성이 있다. 나.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의 처벌범위 제한의 합리적인 방법 위와 같은 처벌 실태에 따라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의 처벌범위를 합리적으로 제한하여야 할 필요성에 대하여는 다수의견과 별개의견이 뜻을 같이하나, 그 방법론에 있어 차이가 존재한다. 별개의견은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 유지’라는 보호법익에 대한 침해 여부를 가장 중요한 기준으로 삼은 반면, 다수의견은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문언을 엄격하게 해석하여 입법자가 정한 구성요건에 해당하는 행위만을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로 처벌하겠다는 것이다. 죄형법정주의에서 파생되는 명확성의 원칙은 법률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가 무엇이며 그에 대한 형벌이 어떠한 것인지를 누구나 예견할 수 있고 그에 따라 자신의 행위를 결정할 수 있도록 구성요건을 명확하게 규정하는 것을 의미하고(대법원 2023. 5. 18. 선고 2022도10961 판결 등 참조), 형벌법규는 이러한 명확성의 원칙이 구현될 수 있도록 해석ㆍ적용하여야 한다. 별개의견이 처벌범위 제한의 핵심적인 기준으로 삼은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 유지’라는 보호법익의 침해 여부는 법관의 가치판단이 개입되는 요소로서 범죄의 성립 여부를 좌우하는 분명한 기준이 되기 어렵다. 이는 군형법 제64조 제2항이 문언상 전혀 요구한 바 없는 구성요건으로서 그 기준 자체의 불명확성과 주관성, 모호함으로 인해 이를 유무죄 판단의 요소로 삼을 경우 죄형법정주의에 어긋난다고 하지 않을 수 없다. 또한 군 조직의 ‘건전한’ 위계질서 및 통수체계에 있어서 건전성의 판단은 법관 개개인의 가치관, 군 복무 경험 등에 따라 상당한 편차를 가질 수밖에 없는 요소로서 형벌법규의 해석에 관하여 명확하고 객관적인 기준이 될 수 없다. 다. 다수의견이 제시하는 기준 1) 군형법 제64조 제2항 구성요건의 해석 다수의견에서 살펴본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문언 내용과 규정 체계, 입법형식, 입법 목적과 보호법익, 법질서 전체와의 조화, 처벌의 균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구성요건은 다음과 같이 해석할 수 있다. ‘문서ㆍ도화ㆍ우상의 공시’라 함은 상관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훼손하는 표현을 담은 고정성, 보존가능성을 갖는 매체인 문서ㆍ도화를 영내 생활관, 운동장, 식당 등과 같이 공개된 장소에서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볼 수 있는 상태에서, 혹은 공개되지 않은 장소라도 상당한 수의 인원이 있는 상태에서 물리적으로 내걸거나, 상관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훼손하는 표현을 담은 우상을 동일한 방법으로 전시하는 행위를 의미한다. 한편 ‘연설’의 사전적 의미나 공직선거법 등 다른 법령에서의 연설의 의미 등을 고려하면, 단순히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에서 말을 하는 행위나, 다수인이 서로 간 대화하는 중의 발언이 연설에 이른다고 볼 수 없고, 발언자가 일시적으로라도 다수의 청중 앞에 나서는 등 청중이 발언자의 말을 집중해서 들을 수 있도록 한 상태에서 일방적ㆍ공개적으로 상관에 대한 사회적 평가를 훼손하는 표현을 전달하는 행위가 상관모욕죄의 구성요건인 ‘연설’에 해당한다고 할 것이다. 2)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의 해석 별개의견은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을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하는 것에 상응하는 정도의 방법’으로 해석할 수 없다고 주장한다. 나날이 복잡하고 다원화되는 현대사회에서 여러 행위 태양이나 조건 등을 입법자가 일일이 구체적ㆍ서술적으로 열거하는 것은 입법기술상 불가능하거나 현저히 곤란하므로, 대표적인 예시를 열거한 후 법의 공백이나 흠결을 보충할 수 있는 ‘그 밖의’ 행위 유형을 보태는 예시적 입법형식의 법률조항이 만들어진다. 이러한 조항의 해석방법은 해당 법률의 성격, 해당 조문의 문언과 체계, 관련 조항들의 구조 및 내용에 따라 차이가 있을 수 있다. 형벌조항에서 이러한 예시적 입법형식이 명확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으려면 예시한 구체적인 사례(개개 구성요건)들이 그 자체로 일반조항의 해석을 위한 판단지침을 내포하고 있어야 할 뿐 아니라, 그 일반조항 자체가 그러한 구체적인 예시들을 포괄할 수 있는 의미를 담고 있는 개념이어야 한다(헌법재판소 2000. 4. 27. 선고 98헌바95 등 전원재판부 결정, 헌법재판소 2015. 7. 30. 선고 2013헌바439 전원재판부 결정 등 참조). 형벌조항이 예시적 입법형식을 취하는 경우에는 아래에서 보는 바와 같이 다수의견과 같은 취지로 해석되어 왔다. 「금융실명거래 및 비밀보장에 관한 법률」(이하 ‘금융실명법’이라 한다) 제3조 제3항은 "누구든지「특정 금융거래정보의 보고 및 이용 등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에 따른 불법재산의 은닉, 같은 조 제5호에 따른 자금세탁행위 또는 같은 조 제6호에 따른 공중협박자금조달행위 및 강제집행의 면탈, 그 밖에 탈법행위를 목적으로 타인의 실명으로 금융거래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라고 규정하고 있는데, 대법원은 2022. 10. 27. 선고 2020도12563 판결에서 ‘그 밖에 탈법행위’란 ‘단순히 우회적인 방법으로 금지규정의 제한을 피하려는 행위 전반을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금융실명법 제3조 제3항에 구체적으로 열거된 불법재산의 은닉, 자금세탁, 공중협박자금조달 및 강제집행의 면탈과 같이 형사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에 준하는 정도에 이르러야 한다.’고 판단하였다. 구 군형법(2014. 1. 14. 법률 제12232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94조 정치관여죄에서 정한 ‘연설, 문서 또는 그 밖의 방법’으로 정치적 의견을 공표하는 행위에 대해 헌법재판소는 2018. 7. 26. 선고 2016헌바139 전원재판부 결정에서 ‘그 밖의 방법’은 ‘연설, 문서에 준하여 여러 사람에게 자신의 의견이 분명히 전달될 수 있도록 공개적으로 표현하는 모든 방법을 의미한다.’고 판단하였다. 형사처벌 조항은 아니지만 엄격히 해석되어야 할 조서의 진성성립 인정요건, 즉 구 형사소송법(2020. 2. 4. 법률 제16924호로 개정되기 전의 것) 제312조 제2항의 ‘영상녹화물이나 그 밖의 객관적인 방법’의 의미가 문제 된 사안에서도, 대법원은 2016. 2. 18. 선고 2015도16586 판결을 통해 ‘영상녹화물이나 그 밖의 객관적인 방법’이라 함은 ‘형사소송법 및 형사소송규칙에 규정된 방식과 절차에 따라 제작된 영상녹화물 또는 그러한 영상녹화물에 준할 정도로 피고인의 진술을 과학적ㆍ기계적ㆍ객관적으로 재현해 낼 수 있는 방법만을 의미한다.’고 판단하였다. 위와 같이 예시적 입법형식을 취한 형벌법규의 해석에 있어 일반조항은 개별적으로 열거된 예시조항에 준하는 것으로 해석되어 왔고, 이러한 해석은 죄형법정주의 원칙에 기초한 것으로 정당하다. 3)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의 현대적 해석 정보통신망을 이용한 가상공간에 게시된 텍스트, 이미지는 문서, 도화와 같이 고정성, 보존가능성뿐 아니라 복제가능성까지 가진 것이고, 이러한 텍스트나 이미지가 가상공간에 업로드되어 공개적으로 게시되거나, 비공개 가상공간이라 하더라도 상당한 수의 인원이 참여하고 있는 가상공간에 업로드되어 게시되었다면, 이는 ‘문서, 도화의 공시에 상응하는 정도의 공연한 방법’에 해당한다. ‘그 밖의 공연한 방법’에 대한 다수의견의 해석에 따르면, 군형법 제64조 제2항의 문언을 엄격하게 해석하면서도 끊임없이 변화하는 모욕행위의 태양 중 위 조항이 처벌하고자 하는 행위반가치를 가진 행위를 유효ㆍ적절하게 포섭할 수 있다. 라. 명예에 관한 죄의 구성요건에 따른 공연성의 해석 별개의견은, ‘그 밖의 공연한 방법’을 제한하여 해석함으로써 같은 명예에 관한 죄임에도 군형법 제64조 제2항 상관모욕죄에 대해서만 공연성의 의미를 달리 보는 다수의견에 대하여 명예에 관한 죄들 사이의 체계적 정합성을 해한다는 취지로 반박한다. 그동안 대법원이 형법상의 모욕행위, 명예훼손행위 및 특별법상의 명예훼손행위 등 명예에 관한 죄에 있어 공연성의 의미를 동일하게 적용한 것은 맞지만, 이는 문언에 따른 구성요건 해석의 결과일 뿐, 명예에 관한 죄라고 하여 모두 공연성의 의미를 동일하게 해석하여야 할 논리적 필연성이 있는 것은 아니다. 형법의 명예에 관한 죄 중 제307조(명예훼손), 제308조(사자의 명예훼손), 제311조(모욕)는 모두 ‘공연히’ 명예를 훼손하거나 상대방을 모욕한 행위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형법상의 명예훼손에 대한 특별법인「정보통신망 이용촉진 및 정보보호 등에 관한 법률」 제70조 제1항은 ‘공공연하게’, 공직선거법 제251조는 ‘공연히’ 사실을 적시하는 것을 구성요건으로 하며 사실을 적시하는 행위가 공연히 이루어질 것을 명시적으로 요구하고 있다. 이와 같이 형법상의 모욕행위, 명예훼손행위 및 특별법상의 명예훼손행위는 모두 그 행위가 ‘공연히’ 이루어질 것을 구성요건으로 정하고 있고, 대법원은 ‘공연히’ 또는 ‘공공연하게’라는 문언에 따라 이들의 공연성의 의미를 동일하게 해석한 것이다. 한편 ‘사람을 비방할 목적으로 신문, 잡지 또는 라디오 기타 출판물에 의하여 명예훼손의 죄를 범한 자’를 처벌하도록 하는 형법 제309조(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는 그 문언에 기재된 바에 따라 사실을 적시하는 행위에 공연성이 필요하지 아니하다고 본 것이다(대법원 2020. 11. 19. 선고 2020도5813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 이는 높은 전파성을 가지는 출판물 등에 의한 명예훼손행위라는 ‘방법’ 자체를 구성요건으로 하기 때문이다. 군형법 제64조 제2항은 ‘문서, 도화 또는 우상을 공시하거나 연설 또는 그 밖의 공연한 방법’으로 상관을 모욕한 행위를 규제하며 모욕의 수단이나 방식이 그 자체로 공연성을 갖출 것을 요구하고 있을 뿐, 불특정 또는 다수인이 인식할 수 있는 상태를 구성요건으로 정하고 있지 않다. 형벌법규는 문언에 따라 엄격하게 해석ㆍ적용하여야 하고, 구성요건의 의미를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여서는 아니 되므로, 군형법 제64조 제2항 ‘공연한 방법’의 의미는 모욕의 수단이나 방식을 규정한 것으로 보아야 하고 ‘공연히’ 모욕한 것과 달리 볼 수밖에 없다. 그렇다면 같은 명예에 관한 죄라 하더라도 법률에서 정한 구성요건에 따라 공연성의 의미와 태양, 정도는 달리 해석할 수 있고, 명예에 관한 죄라고 하여 모두 동일한 공연성 법리가 적용되어야 한다고 볼 근거가 없다. 마. 이상과 같이 다수의견에 대한 보충의견을 밝힌다. 대법원장 조희대(재판장) 이흥구(주심) 천대엽 오경미 오석준 서경환 권영준 엄상필 신숙희 노경필 박영재 이숙연 마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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