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4. 4. 25. 선고 · 인용(취소)
코로나19 역학조사 거부 혐의 등 기소유예처분 취소사건
2021헌마1174 기소유예처분취소
<코로나19 역학조사 거부 혐의 등 기소유예처분 취소사건>
헌법재판소는 2024년 4월 25일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확진자가 참석한 종교행사 출입자명단 등에 대한 이 사건 방역당국의 제출요구는 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 및 동법 시행령이 정한 내용, 방법 등의 요건을 충족하지 아니하여 감염병예방법상의‘역학조사’로 볼 수 없으므로 청구인과 그 공범이 그 명단제출요구를 거부하거나 거짓의 명단을 제출하였다고 하더라도 ‘역학조사’를 거부하거나 ‘역학조사’에서 거짓자료를 제출하였다고 할 수 없음에도 그 혐의가 인정됨을 전제로 한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은 자의적인 검찰권 행사로서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다는 취지로 청구인의 심판청구를 인용하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인용]
사건개요
○ 청구인은 ○○선교회가 운영하는 수련기관인 □□센터(이하 ‘이 사건 센터’라 한다) 소속 간사이고, 공범 조△△은 위 센터의 교육집행위원장, 공범 김◆◆은 위 센터의 선교사이다.
○ 이 사건 센터는 2020. 11. 27.경부터 같은 달 28.경까지 위 센터에서 ‘글로벌 리더십 역량개발’ 행사를 개최하였는데 위 행사 출입자 중 1명이 2020. 12. 3. 코로나 바이러스 감염증-19 양성 확진 판정을 받게 되었다. 이에 상주시는 2020. 12. 3. 조△△, 김◆◆을 상대로 위 행사 기간 이 사건 센터 시설에 출입한 자들 및 해당 시설에 종사하는 자들의 명단(이하 ‘이 사건 명단’이라 한다)을 제출해달라고 요구하고, 2020. 12. 16. 상주시장 명의의 이 사건 명단 제출 요청 공문이 이 사건 센터에 송달되었다.
○ 이와 관련하여 청구인은 ‘① 조△△, 김◆◆과 공모하여 2020. 12. 3. 상주시장의 이 사건 명단 제출요구에 응하지 아니하여 역학조사를 거부하고, ② 김◆◆과 공모하여 위 2020. 12. 17. 출입자 일부가 누락되어 있고 실제 출입하지 않은 사람의 정보가 기재되어 있는 명단을 제출하여 역학조사에서 거짓의 자료를 제출하고 역학조사 담당 공무원의 공무집행을 방해하였다’는 감염병의예방및관리에관한법률(이하 ‘감염병예방법’이라 한다)위반, 위계공무집행방해 등 범죄사실에 대하여 기소유예처분을 받았다.
○ 청구인은 2021. 9. 15. ‘상주시장의 이 사건 명단제출 요구는 감염병예방법상의 역학조사에 해당하지 아니하고 청구인은 거짓자료 제출에 관여하지 않았음에도, 피청구인은 청구인이 역학조사를 거부하고, 거짓 자료를 제출하였다는 사실이 인정된다고 보고 이 사건 기소유예처분을 함으로써 자신의 행복추구권 등을 침해하였다.’고 주장하며 그 취소를 구하는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 한편, 공범 조△△, 김◆◆에 대하여 무죄 판결이 확정되었다(대법원 2022. 11. 17. 선고 2022도7290 판결, 대구지방법원 2022노4509 판결).
결정주문
피청구인이 2021. 6. 16. 대구지방검찰청 상주지청 2021년 형제717호 사건에서 청구인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처분은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한 것이므로 이를 취소한다.
관련법령
○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20. 8. 11. 법률 제17472호로 개정된 것)
제18조(역학조사) ③ 누구든지 질병관리청장, 시·도지사 또는 시장·군수·구청장이 실시하는 역학조사에서 다음 각 호의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된다.
1. 정당한 사유 없이 역학조사를 거부·방해 또는 회피하는 행위
2. 거짓으로 진술하거나 거짓 자료를 제출하는 행위
○ 감염병의 예방 및 관리에 관한 법률(2020. 3. 4. 법률 제17067호로 개정된 것)
제79조(벌칙)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2천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1. 제18조 제3항을 위반한 자
○ 형법(1995. 12. 29. 법률 제5057호로 개정된 것)
제137조(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위계로써 공무원의 직무집행을 방해한 자는 5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유의 요지
감염병예방법상 ‘역학조사’ 관련 법리
○ 공범 조△△, 김◆◆에 대한 판결에서 대법원이 확인한 바에 따르면,
○ 감염병예방법상 역학조사는 국민의 기본권을 제한하고 침익적 행정행위의 성격을 가짐과 동시에 그 거부·방해행위 등에 대해 형사처벌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형벌법규의 구성요건적 성격도 가진다.
○ 그러므로 감염병의 전파를 방지할 필요성 또는 긴급성이 있다는 이유만으로 역학조사의 개념을 감염병예방법 관련 법령 문언을 벗어나 확장해석하거나 유추해석하여서는 안 되며, 국민의 자유와 권리가 지나치게 침해되지 않도록 엄격한 해석을 하여야 한다.
○ “역학조사를 거부하는 행위”를 하였다는 이유 등으로 형사처벌하기 위해서는 그 전제가 되는 ‘역학조사’가 감염병예방법 등에 따른 적법한 것이어야 한다.(대법원 2022. 11. 17. 선고 2022도7290 판결 등 참조).
상주시장의 이 사건 명단 제출 요구의 ‘역학조사’ 해당 여부(소극)
○ 이 사건 명단 제출 요구는 내용과 방법 측면에서 역학조사에 해당하지 않는다.
- 역학조사에 해당하기 위해서는 제출 요구한 자료(명단)의 내용이 “감염병환자등”의 인적 사항 등에 관한 사항이어야 하나, 상주시장 측이 제출 요구한 이 사건 명단은 감염병환자등과 접촉하였거나 접촉하였다고 의심되는 “접촉자”의 인적사항 등에 관한 것이다.
- 역학조사는 설문조사 및 면접조사 등의 방법에 의하여야 하는데, 이 사건 명단 제출 요구는 관련 법령에서 규정하고 있는 역학조사서를 이용한 설문조사나 면접조사 방법에도 해당하지 않는다.
○ 따라서 이 사건 명단 제출 요구는 감염병예방법에서 규정하는 역학조사에 해당하지 않으므로, 그에 응하지 않았다거나 사실과 다른 자료를 제출하였다고 하여 ‘역학조사’를 거부하였다거나 ‘역학조사’에 거짓자료를 제출하였다고 할 수 없다.
※ 역학조사의 내용 및 방법에 관한 법령은 [별지]와 같음
청구인의 고의를 인정할 수 있는지 여부(소극)
○ 증거에 따르면 이 사건 명단은 이 사건 센터 직원이 참석자들을 대신하여 작성한 것으로 보이고 청구인 등 이 사건 센터 측에 명단 내용의 진위여부를 확인할 권한이 없었던 점 등을 고려할 때 청구인이 그 내용이 허위였음을 알고 있었다고 보기 어려워 위계공무집행방해의 고의도 인정하기 어렵다.
결정의 의의
○ 형벌법규의 해석은 엄격하여야 하고, 처벌의 대상이 되는 행위는 수범자의 예견가능성을 보장하기 위해 그 범위가 명확히 정해져야 하기 때문에 감염병예방법 제18조 제3항의 ‘역학조사’는 시행령이 정한 요건을 충족하는 적법한 역학조사를 의미하고 그 해당여부는 엄격히 판단해야 한다는 취지의 대법원 판례(대법원 2022도7290 판결)에 따라 방역당국의 이 사건 명단 제출요구는 그 내용과 방법에 비추어 감염병예방법상의 ‘역학조사’라고 볼 수 없어 청구인의 혐의가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한 사안이다.
○ 피청구인은 적법한 ‘역학조사’가 있었음을 전제로 청구인에 대하여 기소유예처분을 하였는바, 헌법재판소는 위 기소유예처분에 사실오인 또는 법리오해의 잘못이 있다고 판단하고 이를 취소하였다.
출처: 헌법재판소 최근 주요결정(헌법재판소 홈페이지). 헌법재판소 저작물은 저작권법 제24조의2에 따라 이용합니다 · 헌법재판소 저작권 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