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4. 5. 30. 선고 · 헌법불합치
가축 살처분 보상금 수급권의 귀속주체 관련 사건
2021헌가3 가축전염병 예방법 제48조 제1항 제3호 단서 위헌제청
<가축 살처분 보상금 수급권의 귀속주체 관련 사건>
헌법재판소는 2024년 5월 30일 재판관 7(헌법불합치):2(합헌) 의견으로, 살처분된 가축의 소유자가 축산계열화사업자인 경우에는 수급권 보호를 위하여 보상금을 계약사육농가에 지급한다고 규정한‘가축전염병 예방법’(2018. 12. 31. 법률 제16115호로 개정된 것) 제48조 제1항 제3호 단서는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하고, 2025. 12.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계속적용 헌법불합치]
이에 대하여 위 조항은 헌법에 위반되지 않는다는 재판관 정정미, 재판관 정형식의 반대의견이 있다.
사건개요
○ 당해 사건의 원고인 주식회사 웰○○(이하 ‘원고’라고만 한다)는 축산계열화사업 [축산계열화사업자가 계약사육농가에게 가축, 사료 등 사육자재 등을 공급하여 가축을 사육하게 하고, 사육된 가축 또는 그 가축으로부터 생산된 축산물을 계약사육농가로부터 다시 출하받는 사업(축산계열화사업에 관한 법률 제2조 제4호)]
을 영위하는 법인으로서 축산업자인 신□□와 돼지위탁사육계약[통상적인 가축위탁사육계약에서는 계약사육농가는 자돈(새끼돼지)과 사료, 약품비 등 생산요소를 무상으로 지원받고 사육한 후 비육돈을 축산계열화사업자에게 인도한다. 계약사육농가는 노동에 대한 대가로 사육수수료, 장려금 등을 받는다.]
을 체결하였다. 해당 계약에서는 신□□가 사육하고 있는 돼지는 원고의 소유로 정하고, 신□□는 원고로부터 가축 출하시 1마리당 일정액의 사육 수수료를 지급받기로 약정하였다.
○ 그 후 2019. 10.경 가축전염병인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이 발생하여 신□□가 위 계약에 따라 사육하던 원고 소유의 돼지 1,065두는 살처분되었고, 그에 대한 보상금은 약 4억 원으로 책정되었다.
○ 2018. 12. 31. 개정된 ‘가축전염병 예방법’은 제48조 제1항 제3호에 단서 부분을 신설하여, 종전에는 가축의 소유자에게 살처분 보상금을 지급하던 것을, 축산계열화사업자가 가축의 소유자인 경우에는 살처분 보상금을 계약사육농가에 지급하도록 규정하는 것으로 변경하였다. 위 개정된 조항이 시행된 이후 살처분이 이루어졌으므로, 살처분 보상금 수급권은 가축의 소유자인 축산화계열화사업자가 아니라 계약사육농가인 신□□에게 인정되었다.
○ 신□□는 원고로부터 살처분된 돼지의 사육수수료 전액을 지급받았다. 신□□는 파주시로부터 지급받은 살처분 보상금 중 1차 지급분 약 1억 5,900만 원을 원고에게 송금하였고, 2차 지급분(나머지 금액)은 원고에게 수령권한을 위임하였다. 그런데 신□□의 채권자인 주식회사 △△ 및 농업협동조합중앙회가 위 2차 지급분의 보상금 수급권에 대하여 각 채권 압류 및 추심명령을 받았고, 이는 파주시에 송달되었다.
○ 원고는 파주시에게 위 2차 지급분을 자신에게 지급하여 달라고 요청하였으나 파주시는 이미 신□□의 채권자들이 제기한 채권 압류 및 추심명령을 송달받았다는 이유로 이를 거절하였다.
○ 원고는 위 2차 지급분의 보상금 수급권은 자신에게 있음을 주장하며 신□□의 채권자들을 상대로 보상금 수급권에 대한 강제집행의 불허를 구하는 제3자이의의 소를 제기하였고, 법원은 재판계속 중 직권으로 ‘가축전염병 예방법’ 제48조 제1항 제3호 단서에 대하여 위헌법률심판을 제청하였다.
심판대상
이 사건 심판대상은 ‘가축전염병 예방법’(2018. 12. 31. 법률 제16115호로 개정된 것) 제48조 제1항 제3호 단서가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밑줄 친 부분)은 다음과 같다.
[심판대상조항]
가축전염병 예방법(2018. 12. 31. 법률 제16115호로 개정된 것)
제48조(보상금 등) ①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는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자에게는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바에 따라 보상금을 지급하여야 한다.
3. 제20조 제1항 및 제2항 본문(제28조에서 준용하는 경우를 포함한다)에 따라 살처분한 가축의 소유자. 다만, 가축의 소유자가 축산계열화사업자인 경우에는 계약사육농가의 수급권 보호를 위하여 계약사육농가에 지급하여야 한다.
결정주문
가축전염병 예방법(2018. 12. 31. 법률 제16115호로 개정된 것) 제48조 제1항 제3호 단서는 헌법에 합치되지 아니한다. 위 법률조항은 2025. 12. 31.을 시한으로 입법자가 개정할 때까지 계속 적용된다.
이유의 요지
심판대상조항의 재산권 침해 여부(적극)
○ 가축의 살처분으로 인한 재산권의 제약은 가축의 소유자가 수인해야 하는 사회적 제약의 범위에 속한다. 그러나 헌법 제23조 제1항 및 제2항에 따라 재산권의 사회적 제약을 구체화하는 법률조항이라 하더라도 권리자에게 수인의 한계를 넘어 가혹한 부담이 발생하는 예외적인 경우에는 이를 완화하는 보상규정을 두어야 한다.
○ 입법자에게는 헌법적으로 가혹한 부담의 조정이란 ‘목적’을 달성하기 위하여 어떠한 ‘방법’으로 보상하여 가혹한 부담을 완화 · 조정할 것인가를 선택함에 있어서는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가 부여된다(헌재 2015. 10. 21. 2014헌바170; 헌재 2020. 9. 24. 2018헌마1163 참조). 그렇다 하더라도 이렇게 축산계열화사업자가 가축 소유자인 경우 기존에 존재하였던 조정적 보상조치와 달리 그에게는 추가적인 절차적 부담 내지 정산불능의 위험을 감수하게 한다면, 그로 인해 더 이상 그의 재산권 제한이 합헌적으로 조정되지 못하여 재산권의 침해로까지 이르게 되는지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 축산계열화사업자가 보상금의 지급을 확보하기 위하여 계약사육농가에 보증인이나 부동산 등 추가적인 담보 요구, 계약사육농가가 보상금 수급권을 축산계열화사업자에게 양도하였다는 사실을 지방자치단체장에게 통지하도록 하여 채권양도의 대항력을 발생시키는 등으로 사전에 계약조건을 달리 정하여 대응할 수단이 있다고 하더라도, 그 실효성은 계약사육농가의 선의와 경제력에 좌우된다. 살처분 보상금 수급권이 계약사육농가에게만 귀속하도록 법정되어 있는 한, 축산계열화사업자는 그가 입은 경제적 가치의 손실을 회복하는 데에 한계가 있다.
○ 양돈업을 영위하는 축산계열화사업자는 양계업처럼 다수의 계약사육농가와 위탁사육계약을 맺은 대기업이 아닌 영세업체인 경우도 많아, 계약사육농가에 비해 우월한 교섭력을 행사한다고 보기 어려운 경우도 많다. 그뿐만 아니라 경우에 따라서는 당해 사건에서와 같이 살처분된 가축에 대한 사육수수료는 계약사육농가에게 전부 지급되었던 상황임에도 축산계열화사업자는 살처분 보상금을 지급받지 못하는 사례도 있다.
○ 살처분 보상금의 분배는 그가 입은 경제적 가치의 손실에 비례하여야 함에도 심판대상조항에 따라 계약사육농가만이 가축의 살처분으로 인한 경제적 가치의 손실을 완전히 회복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은, 열세에 놓인 계약사육농가가 갖는 교섭력의 불균형을 시정하기 위하여 필요한 정도를 넘어서는 개입이다.
○ 다만, 그렇다고 하여 살처분 보상금을 이전과 같이 가축의 소유자인 축산계열화사업자에게 일괄하여 지급하는 방식으로 회귀할 경우, 교섭력이 약한 일부 계약사육농가의 수급권 보호에 다시 상당한 지장이 생길 수 있다.
○ 살처분 보상금을 가축의 소유자인 축산계열화사업자와 계약사육농가에게 개인별로 지급함으로써 대상 가축의 살처분으로 인한 각자의 경제적 가치의 손실에 비례한 보상을 실시하는 것은 입법기술상으로 불가능하지 않다.
가령 ‘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공익사업을 위한 토지 등의 취득 및 보상에 관한 법률(2011. 8. 4. 법률 제11017호로 개정된 것)
제64조(개인별 보상) 손실보상은 토지소유자나 관계인에게 개인별로 하여야 한다. 다만, 개인별로 보상액을 산정할 수 없을 때에는 그러하지 아니하다.
제77조(영업의 손실 등에 대한 보상) ② 농업의 손실에 대하여는 농지의 단위면적당 소득 등을 고려하여 실제 경작자에게 보상하여야 한다. 다만, 농지소유자가 해당 지역에 거주하는 농민인 경우에는 농지소유자와 실제 경작자가 협의하는 바에 따라 보상할 수 있다.
※ 관계인: 시행자가 취득하거나 사용할 토지에 관하여 지상권 · 지역권 · 전세권 · 저당권 · 사용대차 또는 임대차에 따른 권리 또는 그 밖에 토지에 관한 소유권 외의 권리를 가진 자나 그 토지에 있는 물건에 관하여 소유권이나 그 밖의 권리를 가진 자(위 법 제2조 제5호)]
과 유사하게, 살처분 보상금 중에서 사육비와 생산장려금 등 농가지급금(축산계열화법 제2조 제7호 참조)[ 축산계열화사업에 관한 법률(2019. 1. 15. 법률 제16234호로 개정된 것)
제2조(정의) 이 법에서 사용하는 용어의 정의는 다음과 같다.
7. “농가지급금”이란 명목이나 지급형태와 관계없이 다음 각 목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대가를 말한다.
가. 가축비(부대비용을 포함한다), 사육비(사육수수료를 포함한다), 사료 등 사육자재비, 가축 또는 축산물의 생산장려금 등으로 계약농가가 사육 · 출하하는 가축 또는 축산물에 대하여 계열화사업자가 계약농가에 지급하는 대가
나. 계열화사업자가 계약농가와의 계약에 의하여 계열화사업에 관한 지원 · 교육, 보상금 및 그 밖의 사항에 대하여 계약농가에 정기적 또는 비정기적으로 지급하는 대가로서 농림축산식품부령으로 정하는 것]
에 상응하는 부분은 계약사육농가에게 지급하고, 그 나머지는 가축의 소유자인 축산계열화사업자에게 지급하는 방안을 마련하는 것도 가능하다.
○ 이러한 사정들을 종합하면, 축산계열화사업자가 가축의 소유자라 하여 살처분 보상금을 오직 계약사육농가에만 지급하는 방식은 축산계열화사업자에 대한 재산권의 과도한 부담을 완화하기에 적절한 조정적 보상조치라고 할 수 없다.
○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조정적 보상조치에 관하여 인정되는 입법형성의 한계를 벗어나 가축의 소유자인 축산계열화사업자의 재산권을 침해한다.
계속적용 헌법불합치 결정의 필요성
○ 심판대상조항의 위헌성은 살처분 보상금 중에서 가축의 소유자인 축산계열화사업자에게 지급되어야 하는 몫까지도 계약사육농가에게 지급한다는 점에 있다. 그런데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 단순위헌결정을 하게 되면, 이를 넘어서 가축의 소유자인 축산계열화사업자에게 살처분 보상금이 전액 지급되는 불합리한 결과가 발생한다.
○ 나아가 보상금을 축산계열화사업자와 계약사육농가에게 개인별로 나누어 지급하기 위해서는 세부적인 사항과 절차를 마련하여야 하며, 입법자는 이를 입법으로 구체화할 필요가 있다.
○ 이러한 점들을 고려했을 때, 심판대상조항에 대하여는 단순위헌결정을 하는 대신 입법자의 개선입법이 있을 때까지 계속 적용을 명하는 헌법불합치결정을 선고함이 타당하다. 입법자는 가능한 한 빠른 시일 내에 개선입법을 하여야 할 의무가 있고, 2025. 12. 31.까지 개선입법이 이루어지지 않으면 심판대상조항은 그 다음 날부터 효력을 상실한다.
재판관 정정미, 재판관 정형식의 반대(합헌)의견
○ 종래의 구 ‘가축전염병 예방법’은 살처분에 따른 보상금을 가축의 소유자에게만 지급하도록 함으로써 계약사육농가의 재산권에 가해지는 제약은 오로지 축산계열화사업자와의 계약관계에 따른 정산 등을 통하여 사적자치의 원리에 따라 해결하도록 하였다. 그러나 살처분 보상금 중 자신의 몫을 분배받기 위하여 계약사육농가가 축산계열화사업자를 상대로 취할 수 있는 수단은 제한적이고, ‘축산계열화사업에 관한 법률’에서 마련한 계약사육농가의 보호조치[ ① 살처분 명령의 이행 의무와 책임에 관한 사항, 살처분 보상금의 수령에 관한 사항 등이 포함된 계약서의 작성 및 교부 의무에 관한 조항(제7조 제1항, 제2항), ② 살처분 보상금이 지급된 경우 사육수수료 등 농가 지급금의 지급기일 의제에 관한 조항(제8조 제4항, 제5항), ③ 살처분 보상금을 부당하게 지급 또는 정산하여 계약사육농가에 불이익을 주는 행위를 금지하는 축산계열화사업자의 준수사항에 관한 조항(제9조 제1항 제2호) 및 ①,③을 위반한 경우 과태료 부과(제37조 제1항 제3호, 제2항 제1호)].
가 있다고 하여도 이는 모두 사후적인 규제로서, 가축 살처분에 따른 농가지급금 정산이 이루어지는 단계에서 계약사육농가의 농가지급금 수급권을 보호하기에는 충분하지 않다.
○ 살처분 보상금을 축산계열화사업자나 계약사육농가 어느 일방에 지급하는 방식이 아니라 정산절차를 법으로 정하는 방식을 상정할 수 있으나 이러한 방식은 위탁사육계약에 따라서는 계약사육농가에게 사육수수료를 일부 또는 전부 선 지급하는 형태도 있는 등 개별 당사자마다 처한 사정이 달라 법으로 일일이 정하기 어렵고, 법으로 정한다 하여도 실제로 그에 따른 정산이 원활하게 이루어지도록 감독하기는 더욱 어렵다.
○ 축산계열화사업자는 심판대상조항에 의하더라도 여전히 계약사육농가와의 정산과정을 거쳐 그의 경제적 손실을 만회할 수 있고, 그 외에도 계약사육농가가 보상금에 관한 수급권을 양도하고 시장 · 군수 등에게 채권양도 사실을 통지하는 방법, 보증인이나 농장 부지 및 시설에 기한 물적 담보 등의 추가적 담보를 요구하는 방법, 계약사육농가와 계속적 거래관계에 따른 사육수수료 등의 농가지급금 지급채무가 또다시 발생할 경우 추후에 계약사육농가에 대하여 새로이 발생한 채무에서 정산받지 못한 보상금의 몫만큼을 공제하는 방법 등이 존재한다.
○ 이렇게 축산계열화사업자는 다양한 방식으로 계약사육농가의 정산불능 위험에 대응할 수 있다는 점을 고려하면, 심판대상조항은 축산계열화사업자에게 가해진 재산권의 부담을 합헌적으로 조정하고 있다.
결정의 의의
○ 헌법재판소는 이 사건에서 최초로 가축의 살처분 보상금 수급권을 가축의 소유자인 축산계열화사업자가 아니라 가축을 사육한 계약사육농가에 인정한 가축전염병 예방법 조항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를 판단하였다.
○ 축산계열화사업자가 계약사육농가에게 위탁사육한 가축이 가축전염병의 확산 방지를 위해 살처분된 경우 지급되는 보상금 중에는 가축의 소유자인 축산계열화사업자와 위탁사육한 계약사육농가가 각각 투입한 자본 내지 노동력 등에 따라 각자 지급받아야 할 몫이 혼재되어 있다. 그런데 살처분 보상금 전액을 어느 일방에게만 지급하도록 하는 형태를 취하게 되면 당해 사건에서처럼, 살처분 보상금 수급권에 대한 제3자의 채권압류·전부명령 등 예기치 못한 사정으로 상대방으로서는 보상금을 정산받지 못하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 이 사건 계속적용 헌법불합치 결정에 따라, 입법자는 2025. 12. 31.까지 살처분 보상금은 가축의 소유자인 축산화계열화사업자와 계약사육농가에게 가축의 살처분으로 인한 각자의 경제적 가치의 손실에 비례하여 개인별로 지급하는 방식으로 입법을 개선하여야 하며, 그 전까지는 심판대상조항이 적용된다.
출처: 헌법재판소 최근 주요결정(헌법재판소 홈페이지). 헌법재판소 저작물은 저작권법 제24조의2에 따라 이용합니다 · 헌법재판소 저작권 정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