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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교통법위반(음주운전)·도로교통법위반(무면허운전)

대법원 2026. 7. 16. 판결 · 2025도18361 · 형사

관련 법령: 대한민국헌법, 형사소송법, 법원조직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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판시사항

[1] 법원 합의부에서 심판권을 행사할 때 법원의 의사를 형성하기 위한 과정으로서 ‘합의’의 의의 / 합의의 내용, 방법 등에 관한 무정형성ㆍ자율성의 의의 및 그 한계 [2] 형사항소심 합의부를 구성하는 판사들이 공판절차가 실질적으로 종결되기 전에 항소이유서와 답변서를 바탕으로 의견을 교환하고 심의ㆍ논의하여 법원의 의사를 잠정적으로 형성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및 변론종결 기일에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잠정적으로 형성한 법원의 의사를 그대로 법원의 종국적 의사로 삼기로 합의하여 판결을 선고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이 경우 형사판결의 결론에 관한 법원의 종국적 의사를 결정하는 최종 합의 과정을 거쳐야 하는지 여부(적극) / 이때 최종 합의 과정의 형식은 형사항소심 합의부 판사들이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는지 여부(적극) / 이러한 최종 합의 과정이 없거나 합의 절차가 형해화된 경우, 위법한 공판절차가 되는지 여부(적극) [3]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의 공소사실로 기소된 피고인이 제1심에서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하고 징역 1년을 선고받은 후 피고인과 검사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는데, 원심이 항소이유에 대한 심리를 마치고 피고인신문 및 최종의견 진술을 거쳐 변론을 종결한 당일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한 사안에서, 원심의 소송절차에 헌법 제27조 제1항 및 법원조직법 제66조를 위반하여 합의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한 사례

판결요지

[1] 단독판사가 심판권을 행사하는 경우와 달리 합의부에서 심판권을 행사하는 때에는 합의부를 구성하는 3명의 판사들은 독립된 개별 법관의 의견을 넘어 재판기관인 법원의 의사를 형성하기 위하여 구체적 사건에서 쟁점이 되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에 적용되는 법률을 해석ㆍ적용하여 결론을 이끌어내는 절차, 즉 합의(合議)를 거치게 된다. 합의는 서로 다른 경험과 가치관을 갖고 있는 합의부 구성원들이 서로 협력하여 자유로이 의견을 교환하고 심의ㆍ논의하여 하나의 유기적 일체로서 법원의 의사를 형성하는 필수적 과정이다. 합의의 방법 등에 관하여 법률은, 합의부를 구성하는 판사들이 합의 과정에서 구체적 사건에 관한 의견을 언제든 자유롭게 교환하고 심의ㆍ논의할 수 있도록 심판의 합의는 공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는 한편(법원조직법 제65조), 다수결의 원칙 등에 관한 법원조직법 제66조를 제외하고는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이는 재판권 행사의 본질적 사항에 해당하는 합의의 내용, 방법 등 세부적 사항에 대하여 합의부를 구성하는 판사들로 하여금 합의의 대상, 성격 및 소송의 진행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합의의 비공개 원칙과 함께 합의의 내용, 방법 등에 관한 무정형성ㆍ자율성은 헌법 제27조가 정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헌법 제103조가 정한 재판의 독립을 보장하는 토대가 된다. 한편 형사소송법 제267조의2 제1항은 "공판기일의 심리는 집중되어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집중심리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은 이를 반영하여 형사판결의 선고는 변론을 종결한 기일에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만 따로 선고기일을 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변론을 종결한 기일에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판결선고 후 판결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형사소송법 제318조의4). 나아가 공판기일의 소송지휘는 재판장이 하지만(형사소송법 제279조), 공판기일에서의 소송지휘 중 법원의 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는 합의부를 구성하는 판사들이 재판기관으로서 의사를 형성해야 하므로, 합의의 대상, 성격 및 소송의 진행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판과정에서 다양한 형태로 합의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이와 같이 합의의 무정형성과 자율성은 형사소송법상 집중심리 원칙을 구현하기 위한 필수적인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합의의 무정형성과 자율성 또한 형사소송절차의 대원칙인 공판중심주의, 구두변론주의,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안에서 구현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합의의 형해화는 공판중심주의, 구두변론주의,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에 의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므로, 합의부를 구성하는 판사들은 공판정에서의 증거조사, 피고인신문, 검사의 사실과 법률적용에 관한 의견 진술, 피고인과 변호인의 최후진술 등 형사소송법이 예정한 공판절차가 실질적으로 마쳐지고 변론을 종결한 뒤, 형사판결의 결론에 관한 법원의 의사를 형성하는 종국적 합의를 해야 한다. 형사판결의 결론이 공판정에서의 심리에 기초하여 형성된 심증을 토대로 종국적 합의를 거쳐 형성된 것이 아니라면, 공판중심주의, 구두변론주의, 직접심리주의 등 형사소송법 원칙을 준수하지 않은 것이어서 원칙적으로 위법하다. [2] 형사항소심의 사후심적 요소를 형사소송법이 예정하고 있는 집중심리 원칙이나 합의의 무정형성ㆍ자율성이라는 특성 등과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형사항소심의 경우 관련 공판절차가 실질적으로 종결되기 전이라 하더라도 합의부를 구성하는 판사들은 항소이유서와 답변서를 바탕으로 항소법원의 심판범위에 포함된 사유 등에 관한 사실관계와 법률의 해석ㆍ적용 등에 대한 의견을 언제든 자유로이 교환하고 심의ㆍ논의하여 유기적 일체로서 법원의 의사를 잠정적으로 형성할 수 있다. 나아가 변론을 종결한 기일에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형사항소심에서 합의부를 구성하는 판사들은 변론종결에 앞서 법원의 의사를 잠정적으로 형성하면서 계속되는 형사소송의 진행 경과에 따라 공판정에 현출되는 소송자료를 모두 심리한 후에 잠정적으로 형성한 법원의 의사에 아무런 변동이 없음을 확인하고 이를 그대로 법원의 종국적 의사로 삼기로 합의하여 판결을 선고할 수도 있다. 다만 그 경우에도 형사판결의 결론에 관한 종국적 합의는 공판정에서의 심리에 기초하여 형성된 심증을 토대로 해야 하므로, 변론을 종결한 기일에 판결을 선고하는 형사항소심 합의부의 판사들은 변론종결에 앞서 잠정적으로 형성한 법원의 의사를 토대로 공판정에서 이루어진 심리의 결과를 반영하여 형사판결의 결론에 관한 법원의 종국적 의사를 결정하는 최종 합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히 잠정적 합의 후 기존에 심리되지 않은 범죄의 성립과 양형의 조건 등에 관한 새로운 사실관계 또는 법률의 해석ㆍ적용 등에 대한 중요한 사항이 공판기일에 새롭게 현출된 경우에는 이러한 최종 합의 과정이 갖는 의미가 더욱 커진다. 이때 변론을 종결하고 판결을 선고하기에 앞서 잠시 휴정하여 별도의 최종 합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무정형성ㆍ자율성 등을 본질로 하는 합의의 속성에 비추어 그러한 별도의 과정이 형식적으로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아니므로 형사항소심 합의부를 구성하는 판사들은 소송의 진행 경과와 개별 사건의 특성에 맞추어 이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그러나 합의의 무정형성ㆍ자율성에도 한계가 있으므로 변론을 종결하는 기일에 형사판결을 선고하면서도 그에 앞서 잠정적으로 형성한 법원의 의사를 토대로 공판정에서 이루어진 심리의 결과를 반영하여 형사판결의 결론에 관한 법원의 종국적 의사를 결정하는 최종 합의 과정이 아예 존재하지 않거나, 형사항소심의 심판범위에 포함된 사유 등에 대한 심리 진행 경과와 내용, 그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형사재판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할 정도로 합의 절차가 형해화되었다고 평가되는 경우에는, 공판중심주의, 구두변론주의 및 직접심리주의 원칙 등에 비추어 이를 위법한 공판절차로 볼 수 있다. [3]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등의 공소사실로 기소된 피고인이 제1심에서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하고 징역 1년을 선고받은 후 피고인과 검사 모두 양형부당을 이유로 항소했는데, 항소심인 원심이 항소이유서와 양형자료를 제출받고 제2회 공판기일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심리한 뒤 제3회 공판기일에서 피고인신문 및 최종의견 진술을 마치고 변론을 종결한 후 당일 항소기각 판결을 선고한 사안에서, 피고인은 양형부당만을 항소이유로 주장했는데, 이는 검사의 양형부당 항소이유와 함께 구두변론으로 현출되어 공판정에서 직접 심리되었던 점, 변론종결일에 이루어진 피고인신문에서도 기존 항소이유를 뒷받침하는 정상들이 심리되었을 뿐 범죄의 성립과 양형의 조건 등에 관한 새로운 사실관계 또는 법률의 해석ㆍ적용 등에 대한 중요한 사항이 새롭게 현출되지 않았던 점, 원심법원을 구성하는 판사들의 전자서명이 완료된 판결서에는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는 이유가 분명하고 합리적으로 설시되어 있는 반면, 원심이 위와 같은 결론에 이르는 최종 합의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고 형사판결을 선고했다고 단정할 수 있는 자료는 없는 점 등을 종합하면, 원심이 형사판결의 결론에 관한 법원의 종국적 의사를 결정하는 최종 합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판결을 선고했다거나, 형사재판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할 정도로 합의 절차가 형해화된 경우라고 보기 어려우므로, 원심의 소송절차에 헌법 제27조 제1항 및 법원조직법 제66조를 위반하여 합의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없다고 한 사례.

참조조문

[1] 헌법 제27조, 제103조, 법원조직법 제7조 제5항, 제32조, 제40조, 제40조의7, 제65조, 제66조 / [2] 헌법 제12조 제1항, 제27조, 제103조, 형사소송법 제37조 제1항, 제267조의2 제1항, 제275조의3, 제361조의3, 제361조의4, 제361조의5, 제364조 제1항, 제2항 / [3] 헌법 제12조 제1항, 제27조, 제103조, 법원조직법 제66조, 형사소송법 제37조 제1항, 제267조의2 제1항, 제275조의3, 제361조의3, 제361조의4, 제361조의5, 제364조 제1항, 제2항

판례내용

【피 고 인】 피고인 【상 고 인】 피고인 【변 호 인】 변호사 이창화 【원심판결】 대구지법 2025. 10. 24. 선고 2025노2488 판결 【주 문】 상고를 기각한다. 【이 유】 상고이유를 판단한다. 1. 가. 대한민국헌법(이하 ‘헌법’이라 한다) 제12조 제1항, 제27조에 의하여 보장된 적법절차의 원칙에 따른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구현하기 위하여 형사소송법은 공판중심주의와 구두변론주의 및 직접심리주의를 기본원칙으로 하고 있다(대법원 2024. 11. 14. 선고 2024도11314 판결 등 참조). 우리 형사소송법이 채택하고 있는 공판중심주의는 형사사건의 실체에 대한 심증 형성은 공판정에서 이루어진 심리에 의하여야 한다는 원칙이다. 이는 법관의 면전에서 직접 조사한 증거만을 재판의 기초로 삼을 수 있고 증명 대상이 되는 사실과 가장 가까운 원본 증거를 재판의 기초로 삼아야 하며 원본 증거의 대체물 사용은 원칙적으로 허용되어서는 안 된다는 실질적 직접심리주의를 주요 원리로 삼고 있다(대법원 2006. 12. 8. 선고 2005도9730 판결 등 참조). 이러한 실질적 직접심리주의를 채택한 것은, 법관이 공판정에서 직접 원본 증거를 조사하는 방법을 통하여 사건에 대한 신선하고 정확한 심증을 형성할 수 있고 피고인에게 원본 증거에 관한 직접적인 의견진술의 기회를 부여함으로써 실체적 진실을 발견하고 공정한 재판을 실현할 수 있기 때문이다(대법원 2026. 2. 12. 선고 2025도10184 판결 등 참조). 공판중심주의를 실현하고 이를 통하여 피고인의 방어권을 실질적으로 보장하기 위하여 형사소송법은, 판결은 법률에 다른 규정이 없으면 구두변론을 거쳐서 하여야 하고(형사소송법 제37조 제1항), 공판정에서의 변론은 구두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하여(형사소송법 제275조의3) 구두변론주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대법원 2015. 12. 10. 선고 2015도11696 판결 등 참조). 이에 따라 법관은 공판정에서 직접 소송관계인을 대면하여 그들이 말로 현출한 주장이나 소송자료 등의 합리성ㆍ논리성ㆍ모순성 또는 경험칙 부합 여부나 다른 증거들과의 부합 여부 등은 물론, 공개된 법정에서 변론에 임하는 모습이나 태도, 진술의 뉘앙스 등 여러 사정을 직접 관찰함으로써 얻게 된 생생한 경험까지 모두 고려하여 사건에 관한 심증을 형성하게 된다. 나. 법원조직법은 고등법원ㆍ특허법원 및 행정법원의 심판권은 판사 3명으로 구성된 합의부에서 행사하되, 행정법원의 경우 합의부가 단독판사가 심판할 것으로 결정한 사건은 단독판사가 심판권을 행사하고(법원조직법 제7조 제3항), 지방법원ㆍ가정법원ㆍ회생법원과 지방법원 및 가정법원의 지원, 가정지원 및 시ㆍ군법원의 심판권은 원칙적으로 단독판사가 행사하지만(법원조직법 제7조 제4항), 지방법원ㆍ가정법원ㆍ회생법원과 지방법원 및 가정법원의 지원, 가정지원에서 합의심판을 하여야 하는 경우 판사 3명으로 구성된 합의부에서 심판권을 행사하도록 정하고 있다(법원조직법 제7조 제5항, 제32조, 제40조, 제40조의7 등). 단독판사가 심판권을 행사하는 경우와 달리 합의부에서 심판권을 행사하는 때에는 합의부를 구성하는 3명의 판사들은 독립된 개별 법관의 의견을 넘어 재판기관인 법원의 의사를 형성하기 위하여 구체적 사건에서 쟁점이 되는 사실을 확인하고, 그에 적용되는 법률을 해석ㆍ적용하여 결론을 이끌어내는 절차, 즉 합의(合議)를 거치게 된다. 합의는 서로 다른 경험과 가치관을 갖고 있는 합의부 구성원들이 서로 협력하여 자유로이 의견을 교환하고 심의ㆍ논의하여 하나의 유기적 일체로서 법원의 의사를 형성하는 필수적 과정이다. 다. 합의의 방법 등에 관하여 법률은, 합의부를 구성하는 판사들이 합의 과정에서 구체적 사건에 관한 의견을 언제든 자유롭게 교환하고 심의ㆍ논의할 수 있도록 심판의 합의는 공개하지 아니한다고 규정하는 한편(법원조직법 제65조), 다수결의 원칙 등에 관한 법원조직법 제66조를 제외하고는 별도의 규정을 두지 않고 있다. 이는 재판권 행사의 본질적 사항에 해당하는 합의의 내용, 방법 등 세부적 사항에 대하여 합의부를 구성하는 판사들로 하여금 합의의 대상, 성격 및 소송의 진행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자율적으로 결정하도록 한 것이다. 이러한 합의의 비공개 원칙과 함께 합의의 내용, 방법 등에 관한 무정형성ㆍ자율성은 헌법 제27조가 정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 및 헌법 제103조가 정한 재판의 독립을 보장하는 토대가 된다. 한편 형사소송법 제267조의2 제1항은 "공판기일의 심리는 집중되어야 한다."라고 규정하여 집중심리의 원칙을 선언하고 있다. 형사소송법은 이를 반영하여 형사판결의 선고는 변론을 종결한 기일에 하는 것을 원칙으로 하고, 다만 특별한 사정이 있는 때에만 따로 선고기일을 정하도록 하고 있으며 변론을 종결한 기일에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판결선고 후 판결서를 작성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다(형사소송법 제318조의4). 나아가 공판기일의 소송지휘는 재판장이 하지만(형사소송법 제279조), 공판기일에서의 소송지휘 중 법원의 권한에 속하는 사항에 관하여는 합의부를 구성하는 판사들이 재판기관으로서 의사를 형성하여야 하므로, 합의의 대상, 성격 및 소송의 진행 경과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공판과정에서 다양한 형태로 합의절차를 진행하는 것이 불가피한 측면이 있다. 이와 같이 합의의 무정형성과 자율성은 형사소송법상 집중심리 원칙을 구현하기 위한 필수적인 수단이 되기도 한다. 이러한 합의의 무정형성과 자율성 또한 형사소송절차의 대원칙인 공판중심주의, 구두변론주의,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의 안에서 구현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합의의 형해화는 공판중심주의, 구두변론주의, 실질적 직접심리주의에 의한 공정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본질적으로 침해하므로, 합의부를 구성하는 판사들은 공판정에서의 증거조사, 피고인신문, 검사의 사실과 법률적용에 관한 의견 진술, 피고인과 변호인의 최후진술 등 형사소송법이 예정한 공판절차가 실질적으로 마쳐지고 변론을 종결한 뒤, 형사판결의 결론에 관한 법원의 의사를 형성하는 종국적 합의를 하여야 한다. 형사판결의 결론이 공판정에서의 심리에 기초하여 형성된 심증을 토대로 종국적 합의를 거쳐 형성된 것이 아니라면, 공판중심주의, 구두변론주의, 직접심리주의 등 형사소송법 원칙을 준수하지 아니한 것이어서 원칙적으로 위법하다. 라. 현행 형사소송법상 항소심은 이른바 사후심적 속심으로서의 성격을 가지고 있어(대법원 2017. 3. 22. 선고 2016도18031 판결 등 참조), 그에 따른 합의의 특징이 있을 수 있다. 형사소송법은 항소이유를 제한하고(형사소송법 제361조의5), 항소이유서와 답변서를 제출하도록 하고 있으며(형사소송법 제361조의3), 기간 내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지 아니한 때에는 원칙적으로 결정으로 항소를 기각하도록 하고 있다(형사소송법 제361조의4). 이와 같이 항소법원의 심판은 항소장에 기재되었거나 항소이유서 제출 기간 내 제출된 항소이유서에 포함된 항소이유를 대상으로 하고, 다만 판결에 영향을 미친 사유에 관하여는 항소이유서에 포함되지 아니한 경우에도 직권으로 심판할 수 있다(형사소송법 제364조 제1항, 제2항). 이러한 형사항소심의 사후심적 요소를 형사소송법이 예정하고 있는 집중심리 원칙이나 합의의 무정형성ㆍ자율성이라는 특성 등과 함께 종합적으로 고려하면, 형사항소심의 경우 관련 공판절차가 실질적으로 종결되기 전이라 하더라도 합의부를 구성하는 판사들은 항소이유서와 답변서를 바탕으로 항소법원의 심판범위에 포함된 사유 등에 관한 사실관계와 법률의 해석ㆍ적용 등에 대한 의견을 언제든 자유로이 교환하고 심의ㆍ논의하여 유기적 일체로서 법원의 의사를 잠정적으로 형성할 수 있다. 나아가 변론을 종결한 기일에 판결을 선고하는 경우, 형사항소심에서 합의부를 구성하는 판사들은 변론종결에 앞서 법원의 의사를 잠정적으로 형성하면서 계속되는 형사소송의 진행 경과에 따라 공판정에 현출되는 소송자료를 모두 심리한 후에 잠정적으로 형성한 법원의 의사에 아무런 변동이 없음을 확인하고 이를 그대로 법원의 종국적 의사로 삼기로 합의하여 판결을 선고할 수도 있다. 다만 그 경우에도 형사판결의 결론에 관한 종국적 합의는 공판정에서의 심리에 기초하여 형성된 심증을 토대로 하여야 하므로, 변론을 종결한 기일에 판결을 선고하는 형사항소심 합의부의 판사들은 변론종결에 앞서 잠정적으로 형성한 법원의 의사를 토대로 공판정에서 이루어진 심리의 결과를 반영하여 형사판결의 결론에 관한 법원의 종국적 의사를 결정하는 최종 합의 과정을 거쳐야 한다. 특히 잠정적 합의 후 기존에 심리되지 아니한 범죄의 성립과 양형의 조건 등에 관한 새로운 사실관계 또는 법률의 해석ㆍ적용 등에 대한 중요한 사항이 공판기일에 새롭게 현출된 경우에는 이러한 최종 합의 과정이 갖는 의미가 더욱 커진다. 이때 변론을 종결하고 판결을 선고하기에 앞서 잠시 휴정하여 별도의 최종 합의 과정을 거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무정형성ㆍ자율성 등을 본질로 하는 합의의 속성에 비추어 그러한 별도의 과정이 형식적으로 반드시 요구되는 것은 아니므로 형사항소심 합의부를 구성하는 판사들은 소송의 진행 경과와 개별 사건의 특성에 맞추어 이를 자율적으로 정할 수 있다. 그러나 합의의 무정형성ㆍ자율성에도 한계가 있으므로 변론을 종결하는 기일에 형사판결을 선고하면서도 그에 앞서 잠정적으로 형성한 법원의 의사를 토대로 공판정에서 이루어진 심리의 결과를 반영하여 형사판결의 결론에 관한 법원의 종국적 의사를 결정하는 최종 합의 과정이 아예 존재하지 않거나, 형사항소심의 심판범위에 포함된 사유 등에 대한 심리 진행 경과와 내용, 그에 대한 최종적인 판단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볼 때 형사재판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할 정도로 합의 절차가 형해화되었다고 평가되는 경우에는, 공판중심주의, 구두변론주의 및 직접심리주의 원칙 등에 비추어 이를 위법한 공판절차로 볼 수 있다. 2. 원심판결 이유와 기록에 의하면 다음 사실을 알 수 있다. 가. 검사는 이미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죄 등으로 징역형의 확정판결을 선고받고 그 집행유예 기간 중이던 피고인에 대해 2025. 4. 16. 다시 도로교통법 위반(음주운전) 및 도로교통법 위반(무면허운전)의 공소사실(이하 ‘이 사건 공소사실’이라 한다)로 기소하였다. 나. 피고인은 2025. 6. 4. 제1심 제1회 공판기일에 출석하여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하였고, 제1심법원은 변론을 종결하였다. 다. 제1심법원은 2025. 6. 18. 이 사건 공소사실을 유죄로 판단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1년을 선고한 뒤 도망할 염려가 있다고 보아 피고인을 법정에서 구속하였다. 피고인과 검사는 제1심판결에 대하여 양형부당을 이유로 각각 항소하였고, 검사는 양형부당에 관한 항소이유서를 항소장에 첨부하였다. 라. 피고인의 변호인은 2025. 7. 23. 원심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면서 양형부당만을 항소이유로 주장하였고, 2025. 7. 28. 피고인의 양형부당 항소이유에 관한 양형자료를 제출하였다. 마. 피고인은 2025. 9. 10. 원심 제1회 공판기일에 출석하지 않았다. 이후 피고인은 2025. 9. 26. 원심 제2회 공판기일에 변호인과 함께 출석하였는데, 원심은 제2회 공판기일에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심리한 뒤 변호인이 신청한 피고인신문을 위하여 공판절차를 속행하면서 차회 공판기일에 변론을 종결하고, 판결을 선고할 것임을 고지하였다. 바. 피고인의 변호인은 2025. 10. 22. 의견서를 제출하였는데, 이는 기존에 제출된 양형부당에 관한 항소이유를 부연 설명하는 내용이다. 사. 원심은 2025. 10. 24. 제3회 공판기일에서 피고인신문을 마친 후 피고인과 변호인에게 최종의견 진술 기회를 부여한 뒤 변론을 종결하였다. 당일 진행된 피고인신문 절차에서 피고인의 변호인은 기존의 양형부당 항소이유를 뒷받침하는 정상들에 대하여만 신문하였다. 피고인과 변호인은 최종의견 진술에서도 양형부당 항소이유에 관한 내용만 진술하였는데, 이는 대체로 종전 항소이유서 및 의견서와 같은 취지였다. 아. 원심은 제3회 공판기일에서 변론을 종결한 후 판결을 선고하면서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다. 자. 원심은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는 이유에 관하여 ‘제1심판결이 들고 있는 정상들에, 제1심판결 선고 후 형을 변경할 만한 특별한 양형조건의 변화가 없는 점과 피고인의 나이, 성행, 환경, 범행의 동기와 경위,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 여러 양형조건을 더해 보더라도 제1심이 선고한 형이 너무 무겁거나 가벼워서 양형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났다고 보이지 않는다.’고 기재하였다. 차. 원심법원이 작성한 재판서에는 합의부를 구성하는 판사들의 전자서명이 모두 완료되어 있다. 3. 위 사실관계를 앞서 본 법리에 비추어 살펴본다. 피고인은 제1심 제1회 공판기일에서 이 사건 공소사실을 전부 인정한 이래 원심에서도 공소사실을 모두 인정하였다. 피고인은 2025. 7. 23. 원심에 항소이유서를 제출하여 양형부당만을 항소이유로 주장하였고, 2025. 7. 28. 양형부당에 관한 소송자료를 원심에 제출하였으며, 원심 제2회 공판기일(2025. 9. 26.)에서 피고인의 양형부당 항소이유가 검사의 양형부당 항소이유와 함께 구두변론으로 현출되어 공판정에서 직접 심리되었다. 이후 피고인이 2025. 10. 22. 제출한 의견서는 이미 공판정에서 심리된 양형부당 항소이유를 부연하는 내용에 불과하고, 변호인의 신청에 따라 피고인신문을 위하여 속행된 원심 제3회 공판기일(2025. 10. 24.)에서도 기존에 현출된 피고인의 양형부당 항소이유를 뒷받침하는 정상들이 심리되었을 뿐이며, 달리 변론이 종결된 원심 제3회 공판기일에 기존에 심리되지 아니한 범죄의 성립과 양형의 조건 등에 관한 새로운 사실관계 또는 법률의 해석ㆍ적용 등에 대한 중요한 사항이 새롭게 현출되지는 아니하였다. 원심은 위와 같이 심리를 마친 여러 양형조건에 비추어 제1심이 선고한 형이 양형재량의 합리적인 범위를 벗어나지 않았다고 보아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모두 기각하였을 뿐, 항소가 이유 있다고 인정하거나 직권파기사유가 있다고 보아 제1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불리하게 제1심판결을 변경한 것도 아니며, 원심법원을 구성하는 판사들의 전자서명이 완료된 판결서에는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를 기각하는 이유가 분명하고 합리적으로 설시되어 있다. 반면, 원심이 위와 같은 결론에 이르는 최종 합의 과정을 전혀 거치지 않고 형사판결을 선고하였다고 단정할 수 있는 자료는 보이지 않는다. 이처럼 검사와 피고인의 항소이유를 비롯하여 항소심의 심판범위에 포함된 사유 등에 대한 원심의 심리 진행 경과와 내용, 그에 대한 원심의 최종적인 판단 내용 등을 종합하여 보면, 원심이 형사판결의 결론에 관한 법원의 종국적 의사를 결정하는 최종 합의 과정을 거치지 않고 판결을 선고하였다거나, 형사재판제도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훼손할 정도로 합의 절차가 형해화된 경우라고 보기 어렵다. 따라서 원심의 소송절차에 상고이유 주장과 같이 헌법 제27조 제1항 및 법원조직법 제66조를 위반하여 합의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함으로써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할 수 없다. 4. 그러므로 상고를 기각하기로 하여, 관여 대법관의 일치된 의견으로 주문과 같이 판결한다. 대법관 신숙희(재판장) 천대엽(주심) 서경환 마용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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