헌법재판소 2026. 7. 23. 선고 · 합헌
군형법상 강제추행치상죄의 법정형에 관한 사건
2023헌바234등 군형법 제92조의7 위헌소원
헌법재판소는 2026년 7월 23일 재판관 7 : 2 의 의견으로, 군인 및 이에 준하는 군무원 등이 다른 군인 및 군무원 등을 대상으로 강제추행치상범죄를 범한 경우에 무기 또는 징역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정한 군형법 제92조의7 중‘제92조의3의 죄를 범한 사람이 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는 결정을 선고하였다. [합헌]
이에 대하여는 위 조항이 책임과 형벌간의 비례원칙에 반하여 헌법에 위반된다는 재판관 2인(재판관 정계선, 마은혁)의 반대의견이 있다.
사건개요
○ 2023헌바234 사건의 청구인(남)은 해군 장교로 재직하던 2021. 11.경 부하 부사관(여)를 강제로 추행하여 상해를 입게 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았다.
○ 2023헌바329 사건의 청구인(남)은 육군 장교로 재직하던 2021. 6.경 같은 부대 소속의 군무원(여)을 강제로 추행하여 상해를 입게 하였다는 범죄사실로 기소되어 징역 3년 6월을 선고받았다.
○ 청구인들은 위 사건의 상고심 계속 중 군형법 제92조의7에 대한 위헌법률심판제청신청을 하였으나, 위 제청신청이 기각되자, 2023. 7. 28.과 2023. 10. 16. 각 이 사건 헌법소원심판을 청구하였다.
심판대상
○ 이 사건 심판대상은 군형법(2013. 4. 5. 법률 제11734호로 개정된 것) 제92조의7 중 ‘제92조의3의 죄를 범한 사람이 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부분이 헌법에 위반되는지 여부이다.
[심판대상조항]
▣ 군형법(2013. 4. 5. 법률 제11734호로 개정된 것)
제92조의7(강간 등 상해·치상) 제92조 및 제92조의2부터 제92조의5까지의 죄를 범한 사람이 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을 상해하거나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
[관련조항]
▣ 군형법(2016. 5. 29. 법률 제14183호로 개정된 것)
제1조(적용대상자) ① 이 법은 이 법에 규정된 죄를 범한 대한민국 군인에게 적용한다.
② 제1항에서 “군인”이란 현역에 복무하는 장교, 준사관, 부사관 및 병을 말한다. 다만, 전환복무 중인 병은 제외한다.
③ 다음 각 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사람에 대하여는 군인에 준하여 이 법을 적용한다.
1. 군무원
2. 군적을 가진 군의 학교의 학생·생도와 사관후보생·부사관후보생 및 「병역법」 제57조에 따른 군적을 가지는 재영 중인 학생
3. 소집되어 복무하고 있는 예비역·보충역 및 전시근로역인 군인
▣ 군형법(2013. 4. 5. 법률 제11734호로 개정된 것)
제92조의3(강제추행) 폭행이나 협박으로 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에 대하여 추행을 한 사람은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한다.
결정주문
○ 군형법(2013. 4. 5. 법률 제11734호로 개정된 것) 제92조의7 중 ‘제92조의3의 죄를 범한 사람이 제1조 제1항부터 제3항까지에 규정된 사람을 상해에 이르게 한 때에는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한다.’는 부분은 헌법에 위반되지 아니한다.
이유의 요지
책임과 형벌 사이의 비례원칙 위반 여부 - 소극
○ 심판대상조항은 엄격한 기강과 상명하복의 위계질서가 요구되는 군에서 발생하는 강제추행치상 범죄를 엄히 규율함으로써, 군 조직 구성원에 의한 강제추행치상 범죄로부터 구성원 개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및 신체의 안전을 보호하고, 나아가 군 기강의 확립과 전투력 유지에 기여하고자 마련되었다. 군인등강제추행치상 범죄는 높은 신뢰관계가 요구되는 군 조직 내에서 동료를 강제추행의 대상으로 삼아 상해에 이르게 했다는 점에서 그 죄질이 매우 나쁘다.
○ 심판대상조항이 규율하는 군인등강제추행치상 범죄는 행위주체 및 객체가 모두 군형법 제1조 제1항 내지 제3항에 규정된 군 조직의 구성원으로 한정된다. 군 조직은 철저히 계급으로 이루어진 사회이므로 위계질서를 이용하여 위와 같은 범죄가 이루어질 가능성이 높고, 군 조직 내에서 강제추행치상 범죄가 발생하는 경우 그 결과는 피해자 개인의 성적 자기결정권 및 신체의 안전에 대한 침해를 넘어 군의 전투력 보존에 심각한 위해를 초래할 수 있다.
○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의 구성요건을 이루는 ‘추행행위’와 ‘상해’는 그 행위 태양과 불법성의 정도가 다양하지만, 군 조직 구성원을 강제로 추행하여 상해의 결과를 발생시켰다면, 구체적인 강제추행의 정도나 상해의 경중에 관계없이, 그러한 범죄행위는 이미 군 기강과 전투력의 유지에 중대한 위험을 초래하여 비난가능성과 위법성이 크다고 평가할 수 있다.
○ 입법자는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의 법정형의 하한을 7년 이상의 징역형으로 정함으로써 양형의 폭을 좁혀 놓았으나, 이는 법률상 감경사유가 없는 한 법관이 정상참작감경은 할 수 있으되 집행유예는 선고하지 못하도록 입법적 결단을 내린 것이다.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의 불법성과 비난가능성의 정도 등에 비추어 보면, 위와 같은 입법자의 결단은 수긍할 만하다.
○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형벌과 책임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평등원칙 위반 여부 - 소극
○ 형법상 강제추행치상죄(무기 또는 5년 이상의 징역, 형법 제301조 참조)와 비교할 때, 군형법상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는 행위주체와 객체의 법적 지위 등 구체적 구성요건이 다르고, 군의 존립목적과 군 조직의 특수성 등에 비추어 보호법익과 범죄의 죄질도 유사하다고 볼 수 없다. 심판대상조항이 형법상 강제추행치상죄보다 군형법상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의 법정형의 하한을 높게 정한 것은 구성요건과 죄질 및 보호법익 등의 차이를 고려한 것으로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 그 밖에 심판대상조항이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의 법정형을 군인등강간치상죄, 군인등강제추행상해죄와 동일하게 규정한 데에도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
○ 따라서 심판대상조항은 평등원칙에 위배된다고 볼 수 없다.
반대의견(재판관 정계선, 재판관 마은혁)
○ 심판대상조항이 규율하는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는 군 조직 구성원을 강제로 추행하여 상해에 이르게 함으로써 성립하는 결과적 가중범인데, 판례와 실무에서 인정되는 ‘강제추행’ 및 ‘상해’의 행위 태양과 불법성의 정도는 매우 다양하다. 또한 범죄의 행위주체와 객체가 모두 군 조직 구성원에 해당하더라도, 구체적인 범행 경위와 태양에 따라서는 상호 업무상 지휘·감독 관계나 공동의 임무 수행 관계에 있지 않는 등 해당 군인등강제추행치상 범죄가 군 조직의 지휘체계나 기강 유지에 실질적인 영향을 미치지 않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이처럼 군인등강제추행치상 범죄는 군 조직의 질서에 미치는 위해의 정도가 매우 낮아서 처벌의 필요성이 형법상 강제추행치상죄와 다름없는 것에서부터 반대로 매우 높은 경우까지 다양하게 평가될 수 있는 영역이 존재할 수 있다.
○ 따라서 형사상 책임주의의 원칙상 법정형의 폭도 넓게 하여 법관이 각 행위의 개별성에 따라 불법성에 맞는 형을 선고할 수 있도록 할 필요가 있다. 그렇지 않고 심판대상조항이 군인등강제추행치상 행위를 통틀어 하나의 범죄로 구성하면서 법정형의 하한을 징역 7년으로 정하여 폭행·협박 또는 추행의 정도 및 군 조직의 질서에 미치는 위해의 정도가 상대적으로 경미한 경우에도 별도의 법률상 감경사유가 없는 한 3년 6개월 이상의 실형이 선고될 수밖에 없도록 한 것은, 심판대상조항의 형사정책적 이유를 고려하더라도 정당화된다고 보기 어렵다.
○ 법관의 양형재량은 입법자가 정한 법정형의 범위 내에서 인정되는 것이지만, 법관에게 양형재량을 부여한 취지는 개별 사건에서 범죄행위자의 책임에 상응하는 형벌을 부과하도록 하여 형벌개별화를 실질적으로 구현하도록 하려는 것이다. 법정형이 과중한 나머지 선고형이 사실상 법정형의 하한에서 1회 감경한 수준의 형량으로 수렴된다면, 이는 실질적으로 형벌이 구체적인 책임에 맞게 개별화되는 것이 아니라 획일화되는 결과를 야기할 수 있고, 경우에 따라서는 법관의 양형을 전제로 하는 법정형의 기능이 상실될 수도 있다. 심판대상조항이 법정형의 하한을 징역 7년으로 정하여 법관의 정상참작감경을 거치더라도 최소 3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도록 하는 것은 형벌획일화에 대한 우려를 자아내기에 충분하다.
○ 심판대상조항은 그 법정형이 형벌 본래의 목적과 기능을 달성함에 있어서 필요한 정도를 일탈하였고, 각 행위의 개별성에 맞추어 그 책임에 알맞은 형을 선고할 수 없을 정도로 지나치게 과중하므로, 책임과 형벌 간의 비례원칙에 위배된다.
결정의 의의
○ 이 결정은 군인등강제추행치상죄(군인 및 군무원 등과 같은 군 조직 구성원이 다른 군인, 군무원 등을 강제추행하여 상해에 이르게 한 범죄)에 대하여 무기 또는 7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도록 한 군형법 규정의 위헌 여부에 대하여 헌법재판소에서 처음 판단한 사건이다.
○ 헌법재판소는 헌재 2018. 12. 27. 2017헌바195등 결정에서 군인등강제추행죄와 관련하여, (선택형으로 벌금형을 규정하지 않고) 징역 1년 이상의 유기징역에 처하도록 한 군형법(2013. 4. 5. 법률 제11734호로 개정된 것) 제92조의3 및 제92조의4 중 ‘항거불능 상태를 이용한 추행’에 관한 부분에 대하여 합헌 결정을 선고한 바 있다.
○ 헌법재판소는 군인등강제추행치상 범죄의 불법성과 군 조직의 특수성 등에 비추어 심판대상조항이 입법재량의 한계를 현저히 일탈한 것으로 볼 수 없고, 다른 범죄들과 법정형을 평면적으로 비교하여 형벌체계상의 정당성과 균형성을 상실하여 평등원칙에 반한다고도 볼 수 없다고 보아 재판관 7:2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하였다.
출처: 헌법재판소 최근 주요결정(헌법재판소 홈페이지). 헌법재판소 저작물은 저작권법 제24조의2에 따라 이용합니다 · 헌법재판소 저작권 정책